작가 김훈은 봄을 두고,
"봄에는, 봄을 바라보는 일 이외에는 다른 짓을 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어.
난 이말에 공감해.
제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그러더라고. 제주의 겨울에 온 사람들은 적응하기 쉽지 않다며.
제주의 거센 겨울 바람은 사람을 힘들고 외롭게 한대. 하지만 봄이나 여름에 오면 (자칫 힘들 수 있는) 섬 적응 기간을 비교적 쉽게 견딘다고 해.
겨울을, 아니 바람을 버티고 나니
어느새 봄이 왔어.
작가의 말대로
가만히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계절.
나무가 겨우내 숨겨온
컬러를 터트리며 보여주는 계절.
봄은 늘 부끄럽게 해.
우물쭈물 보낸 계절을.
터트리지 못한 마음을.
부끄럽지만 가만히 바라보게 해.
만약 봄의 색을
하나로 골라야 한다면 무얼 고르면 좋을까?
노랑일까.
하양일까.
분홍일까.
초록이나 빨강일까.
아니면
영리하게 그냥 파스텔이라고 말할까.
넌 어때?
당신이 봄이라면,
우물쭈물 했던 숨겨온 색을 터트린다면.
과연 무.어.슬 보여줄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