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일상이라는 것이 사람과 부딪힐 일이 많고, 신경 써야 할 문제와 스트레스 받을 사건의 연속이다. 어쩌다 하늘을 올려다 볼 때면 평화롭고 한적한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때가 있다. 마음 다독일 치유의 공간 세 곳, 카페 겸 병원 제너럴 탁터, 심리카페 홀가분, 명상센터 깊은 산속 옹달셈으로 안내한다.
서울 홍대 앞에 있는 카페 겸 병원인 제너럴닥터는 단순한 병원이 아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찾아가 차를 마시고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카페이기도 하다. ‘제너럴 닥터’가 주목받는 것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맛있는 메뉴, 아늑하고 따뜻한 카페의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제너럴 닥터’를 운영하는 김승범, 정혜진 두 젊은 의사는 동네 주치의 역할을 하는 인간적인 병원을 목표로 병원을 개원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환자의 입장과 상황을 이해하려는 진료를 먼저 고려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와 소통에 집중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을 공유하려는 노력들이 이루어지는 병원인 것이다. 마치 만화나 영화에 등장할 것만 같은 병원의 모습이다. 제너럴닥터는 믿고 찾아가도 되는 동네 병원으로 이미 유명해졌다. 내 몸의 어디가 이상한지 증상을 세세하게 말하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의사 선생님 때문이다.
제너럴닥터는 예약진료를 원칙으로 한다. 환자 한 명에게 30분의 시간을 할애하기 위해서이다. 그저 몇 분간의 대면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다른 병원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의사는 환자 한 명 한 명과 많은 대화를 하며 문제와 원인은 무엇인지를 파악해나간다. 그리고 생활 습관상의 문제를 개선시켜 나갈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 준다. 어느 틈에 벌써 환자와 의사는 친구처럼 서로를 잘 알고, 필요하면 언제든 찾아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관계가 된다. 제너럴닥터는 자신의 사소한 걱정까지도 이해해 주는 의사 친구를 만들어 가는 따뜻한 공간으로, 이곳에서는 환자와 의사로서가 아니라 서로를 한 인간으로 온전히 받아들이는 관계가 형성된다. 메디컬 디자인을 실천하는 두 의사의 아름다운 노력이 숨 쉬는 제너럴닥터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2001년부터 이메일로 배달되던 ‘고도원의 아침편지’. 마음이 아프고 괴로울 때 슬프고 절망스러울 때 그리고 꿈과 희망이 필요할 때 깊은 산속의 옹달샘이 되어 주었던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올해로 13년째가 되었다. 어느 새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받아보며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지난 2010년 10월에는 충주에 ‘깊은산속옹달샘’이라는 명상센터를 열어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을 맞아들이고 있다.
이곳은 마음 치료 센터로 사람들은 편안한 차림으로 휴식하며, 명상하고, 꽃과 나무를 보며 산책도 한다. 휴식, 운동, 명상, 마음 수련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몸과 마음을 비우고 일상에서 떨쳐놓을 수 없었던 불안을 내려놓는다. 대신 감사함과 긍정의 마음으로 삶의 활기를 채울 수 있다. 맑은 영혼으로 내면을 깊이 채우는 명상을 하면서 지내는 동안 마음의 치유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 ‘깊은산속옹달샘’에는 하루 코스에서부터 6박 7일까지, 일정도 내용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걷기 명상, 부부학교, 명상 다이어트, 단식 명상 등의 과정을 거치며 참가자들은 스스로를 어루만지고 상대를 이해하고,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간다. 숲속을 천천히 걸으며 산책하는 노부부는 서로의 손을 다정하게 잡고 있다. 향기 명상, 춤 명상 등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통해 20대의 젊은이도, 40대의 중년도 새로운 용기를 갖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된다.
현실에 얽매이다보면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제대로 응시하는 일에 소홀하게 된다. 매일 매일 부딪히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소통은 언제나 미숙하고 부족한 듯 여겨진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제대로 돌보는 사람도 의외로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제 조금만 속도를 조절해보고,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점검해보자. 가끔은 감미로운 휴식과 평화를 온전히 누려보는 시간을 가져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마음을 열고 누군가와 진심을 나누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우리 곁에 있는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들을 활용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제주도 푸른 밤. 멀리 보이는 갈매빛 한라산과 낮게 출렁이는 파도를 응시하고 있으면 여행과 치유의 어울림을 느낄 수 있다. 마음에 찌꺼기가 쌓일 때 여행이 떠오를까? 아니면 여행을 하다 보니 마음이 가벼워질까?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다. 피부를 감도는 맑은 바람과 이끼 낀 혈관을 씻어 줄 그윽한 차 한 모금이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치유나 힐링이라는 단어가 특별하게 들릴지라도 그것들의 실체는 그리 대단하지 않다. 마음 안에 무엇이 들었든 잠깐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것이 치유아니겠는가. 제주도 애월읍 곽지에 무거운 마음 가볍게 해 줄 카페 겸 여행학교가 있다. 메종블뢰가 그곳이다.
메종블뢰는 프랑스어로 집이란 뜻의 메종(Maison)과 파랑이란 뜻의 블뢰(Bleue)의 합성어이다. 멀리서 보면 푸른 색 슬레이트 지붕을 인 두 채의 집이 가운데 마당을 두고 마주보고 있다. 이곳의 주인장은 사진가 겸 여행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겸 작가이다. 그는 고도 경주, 네팔의 중북부 지역 무스탕과 카리브 해에 있는 쿠바를 여행하며 느리지만 스스로 걸어가는 삶을 목격하고 깊이 감명받았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세계 아동을 후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밝은 벗 사진 강좌’를 개설했다. 사진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수업료를 세계의 어려운 아동을 후원하는 단체에 내게 했다. 학생은 작지만 후원의 기쁨을 가지고, 선생은 재능기부를 해서 즐거운 수업이었다. 사진 강좌를 통해 그는 학생들이 든 카메라의 초점을 스스로에게 맞추도록 유도했다. 본인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사진을 통해 깨닫게 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호응은 의외로 좋았다. 밝은 벗 사진 강좌는 지금 제주도로 이어져 제주도여행학교가 되었다. 2012년 제주도에 내려간 이겸 작가는 여행과 치유의 카페 메종블뢰를 열었고 이곳에서 사진과 치유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메종블뢰는 크게 카페 공간과 강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밖거리’라 부르는 바깥채가 강의 공간인데, 10여 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제주여행학교 수업과 다양한 워크숍이 진행된다. ‘안거리’라 부르는 안채에는 카페와 퀼트 수업을 진행하는 공간이 있다. 메종블뢰에 들어선 사람들은 안다. 마음을 바쁘게 했던 속도라는 놈이 이곳까지는 따라오지 못하는구나를.
/ 글 이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