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하는 바는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글을 쓰고 포스팅을 한 뒤에서야 더 좋은 표현과 문맥이 떠오른다. 공개를 하고 나서야 소리 내어 읽어 본다. 읽어내는데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쉬이 넘어가지 못하는 문장은 없는지를 그제서야 확인한다. 어휘 선택에 있어서 동어의 반복이 빈번하거나 전체적인 의미 전달에 있어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 있다면 고쳐쓰기를 반복한다. 우연하게 마주한 다른 블로거나 작가의 문구를 차용하여 고쳐쓰기를 수차례 반복하다보면 또 어느 순간에는 더 나은 문장이 기대하지도 않은 선물처럼 내 앞에 나타날 때도 많다. 그럴 때면 사실 처음 글을 써내려갈 때의 쾌감보다 훨씬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아마도 그때의 희열을 나는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내가 글을 쓰고 또 퇴고하는 방식이다. 이런 작문 방식이 언제 어느 때부터 습관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나의 방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조금 전 어느 분의 포스팅에서 스팀잇은 글을 작성한 후 일주일이 지나면 더 이상 수정도 삭제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접하게 됐다. 이는 지금까지 별다른 퇴고 없이 글을 올리고 수정하기를 반복하는 나의 글쓰기 방법이 이곳에서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 짐작된다. 때문에, 지금까지 내가 고수하던 일체의 작문, 퇴고의 방법과 습관을 바꾸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기왕에 스팀잇으로 나의 블로깅을 옮겨오기로 마음먹은 이상 기회로 삼는 것이 스스로도 좋은 방편이라 생각한다.지금까지 독자들에게 갈피를 잡기 어려운 글을 무책임하게 쏟아낸 것은 아닌가 싶다. 내 정체성에 대한 모호함은 남기지 않았을까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걱정스러운 점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당장의 글감을 한 번에 써 내려가기 어려운 점은 어찌해야 할지 조금 더 두고 고민을 해보아야 할 문제다. 기존의 작문 습관을 그대로 두었던 이유는 글의 소재를 메모하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충의 윤곽 정도는 그려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꽤 오랜 시간 몸에 배어든 습관을 바로잡는 일, 쉽지는 않을 것이고, 블로그를 할 때 보다 생산성이 떨어질 것은 뻔해 보이지만 어찌 달리할 도리가 없음을 받아들이련다.
이 글, 역시 또 잠시 후, 어딘가 고쳐쓰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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