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을 시작한 지, 짧은 시간만에 드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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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의 블로그 운영에도 해결하지 못한 일종의 과제 같은 것이 고스란히 보풀처럼 엉겨붙어 왔다. 처음에는 열병처럼 앓았던 짝사랑 이야기를 주로 담아내던 블로그로 시작했었다. 그런 이야기가 차츰 쌓여가면서 나의 이야기를 찾아드는 사람들이 한둘 늘어갔고, 심지어 몇몇의 출판사들도 내 글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굳이 글을 쓰기 위해서 찍은 사진도 아니었는데, 사람들은 곧잘 물어왔다.

사진을 찍기 전에, 글귀를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글을 쓰기 위해서 컨셉을 찾아서 사진에 담으시나요?

그 둘 모두 아니다. 사진으로 무엇인가를 담는다는 것 자체가 글을 쓰는 것일 뿐. 작위를 통한 곁들임 따위는 생각해 본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구차하기까지 했다.


언제부터인가 지독한 슬픔 없이는 글을 쓸 수 없었던 시간이 흘러갔다. 담배 연기 자욱한 퀴퀴한 방 한구석에 들어 앉아 쉼 없이 벌컥거리던 짙은 와인의 향기 없이는 단 한 줄 조차도 써내려 가기 힘들었던 시절이 허망하게 사라졌다. 갑자기 찾아든 행복 때문이어서도 아니었고, 내 글을 찾는 사람들이 적어서도 아니었다만, 아직도 그 이유는 모를 일이다. 다만, 그렇게 나는 오랜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지금 내 블로그의 주를 이루는 글들은 대부분 사회 일면에서 다루어지는 시사라던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을 다루는 것들이다. 이따금씩 서로 다른 사고의 방식으로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는 있지만, 그것대로의 의미가 있는터라 나름대로 즐겁다. 그리고, 아내와 나의 식사를 포스팅하고 있는데, 기록의 측면에서도 훌륭한 것 같고, 훗날 돌이켜 보면 추억이 될 것도 같은 의미로 자주는 아니지만 써내려 가고 있다.


아마도 나는 기존의 블로그를 버리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스팀잇과 같이 수익적인 측면에서 아주 훌륭하고 또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나는 어떤 글들로 여기를 채워야 할 것인가? 또 어떤 글들이 그들로부터 환영을 받을 것인가 하는 것까지도 여간 고민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혼잣말 하듯 독백체를 그대로 고수해야할 것인지 높임말로 글을 써야할지도 모르겠다.

블로그를 하면서도 항상 고민하던 것을 여기에서도 해야한다는 사실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조만간 좋은 결론이 나오기를 바란다. 이 글 역시 두서 없다.

스팀잇을 시작한 지, 짧은 시간만에 드는 고민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