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의 꿈 뿐 아니라 재미로라도 누군가는 사봤을 로또.
로또복권을 한 번이라도 구매해봤다면 의문을 품을 수가 있다. 1등과 2등은 똑같이 여섯 개의 번호를 맞춰야하는데 왜 2등의 당첨확률이 더 높으며 실제로도 그러한가?
그것은 보너스 볼로 인해서 1등과 2등의 ‘기회’의 크기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국내 로또의 1등 당첨확률은 814만 분의 1이다. 그리고 2등 당첨확률은 그 6배이다. 가령 금주의 로또 당첨번호가 1,2,3,4,5,6이라고 하자. 그렇다고 할 때, 1등이 되기 위한 경우의 수는 ‘123456’ 단 한 가지뿐이지만 2등은 보너스 볼이 ‘7’번이라고 할 때, 123456 이외에도 ‘123457’ 혹은 ‘123467’과 같이 숫자 하나가 일치하지 않더라도 ‘7’로 대체할 수 있으므로 6번의 기회가 더 주어지는 셈이다.
만일 보너스 볼 ‘7’이 없었다면 2등 당첨자일 수도 있었던 사람은 어떤 경우의 수를 만나도 큰 당첨금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단지 보너스 볼을 추가함으로써 비록 금액은 1등에 비해 낮지만 만족할만한 당첨금을 얻을 6배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또, 일반적인 3등 당첨금에 비해 2등 당첨금이 약 50배 가량 당첨금이 크므로 그 가치는 50배나 상승하게 된다.
한 번 더 기회를 얻는다는 것
한 번 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단순히 기회가 ‘한 번’ 늘어난 것이 아닌,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 어떤 경쟁 프로그램에서든 ‘패자부활전’의 존재 유무에 따라 그 게임양상이 크게 달라지곤 한다. 그리고 실제 역사에서도 패자(敗者)가 살아남아 패자(覇者)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므로 진보된 사회일수록 ‘기회’의 가치는 중요해진다. 기회 한 번이 가져오는 커다란 변화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보된 사회일수록 패자를 보듬는 훈련이 잘 되어있다. 그 누구도 추락의 공포에 떨지 않으며, 추락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으므로 무모하고 과감한 일도 시도할 수 있다. 즉, 이 무모하고 과감한 시도는 개척과 혁신을 이뤄내고 종래엔 커다란 발전을 꾀한다.
기준미달이라며 거침없이 처단된 수많은 기회들이, 실은 번호 하나만 보태면 ‘2등’이 될 수도 있는 것은 아닌가? 보너스 볼이 없었다면 급격히 가치가 절하되는 상황에서 보너스 볼 하나만 보태줘도 괄목할 만한 무엇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보너스 볼을 챙겨줄 만하지 않는가? 1등이 조금만 양보한다면, 제도가 조금만 시야를 넓힌다면, 어쩌면 우리 세상의 숨은 2등들이 세상을 바꿀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점수로는 가려낼 수 없었던 어떤 가치들을, 기회의 한계로 어쩔 수 없이 포기된 모든 것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때다. 중도포기한 누군가가 보너스 볼 하나로 6배의 가능성을, 그리고 그 가능성을 이뤘을 때 본래의 가치보다 50배의 가치를 발휘 할 수 있다면 사회적으로도 충분히 해볼만한 모험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