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시편
Holiday
장성호
서초 고속도로변 오솔길
푸른 새벽 길을 나선 한 이방인
뜨거운 태양 아래 정처없이 떠돌아 그의 얼굴은 깡마르고 시꺼멓다
그는 서늘한 숲 속에서 이름 모를 한 여인과 마주친다
그녀는 핏기 없는 얼굴로 밤새 울었는지 작은 눈동자엔 눈물이 어려있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 가 왜 이렇게 슬프게 우는지 묻는다
그녀는 한참동안 말이 없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밤마다 햇빛 쏟아지는 태양 아래서 지내는 꿈을 꾸지요
이 숲 속 그늘에서 홀로 외로이 지내왔지요
그래도 이것이 나의 숙명이지요
그는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다가 스콜피온스의 노래 'Holiday'를 빌어 말을 전한다
그대를 멀리 데려가게 해줘요
그대도 휴일을 좋아하잖아요
우울한 날들을 태양처럼 바꿔요
태양을 그리워하며 그대는 이름 없는 섬으로 오게 될거예요
그녀는 애써 슬픈 미소를 감추며 그늘진 바닥에 태양과 사랑과 휴일이란 단어를 쓰고 지우기를 끝없이 반복하고 있다
이른 새벽 숲 속 그늘 아래
온몸에 이슬 맞은 이름 모를 풀꽃
보이지 않는 태양을 한없이 그리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