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시편
Hey
장성호
서초 고속도로변 오솔길
길모퉁이에서 훌리오 이글레시아를 닮은 한 남자가 어둠 속에서 촛불 켜는 심정으로 'Hey'를 부르고 있다
오랫동안 함께 지냈던 여인이 다시 그 앞에 나타나자 그는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바람에 실려 사각거리는 그녀의 미소가 보이고 그의 이름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입김을 불어 넣으며 사랑을 고백한다
그대여 그대는 늘 내 곁에 머물면서 이야기 꽃을 피우며 서로 사랑을 속삭였지요
그대여 그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함께 지내다 시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졌지요
그대여 내가 눈을 감고 있어도 그대가 보였어요 그대가 어디에 가든지 볼 수 있었어요 그대가 내 곁에 없을 때 내가 얼마나 슬퍼했는지 알았으면 좋겠네요
밤마다 외로움 속에서 우리가 함께 엮은 사랑의 전설을 나는 어느 것과도 바꾸지 않겠어요
나를 혼자 내버려 두지 마세요
우리 오늘을 위해 다시 살아요
저기 바람에 실려 다시 굴러온 마른 낙엽
상수리나무 아래에서 서성이고 있다
다시 멀리서 세찬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