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시편
가슴이 뛴다
장성호
서초 고속도로변 오솔길
알록달록한 우산숲 사이를 달팽이처럼 느리게 걷는 그 사람
가슴 시린 현실에 고개를 떨군다
비는 헝클어진 머릿카락을 타고
가슴까지 흘러내린다
그는 사랑의 불길에 온몸이 타들어갔던 기억에 목이 메어 젖은 기침을 한다
뒤편에서 빗물에 온몸이 흠뻑 젖어
걸어오는 한 여인의 거친 숨소리 가슴이 뭉클하게 들려온다
그녀가 점점 그 곁으로 다가온다
비가 촉촉히 내린다
잊고 있던 상처가 아물어 새순이 돋듯이 다시 꿈뜰거리며 그의 가슴이 뛴다
가슴에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이은미가 부르는 '가슴이 뛴다' 노래가 숲 속에 숨차게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