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시편
달꽃
장성호
서초 고속도로변 오솔길
구름에 살짝 감긴 달
길을 은은하게 비춘다
수많은 그림자들의 발걸음
붉은 목백일홍 앞에만 머문다
길가 홀로 서 있는 이름 모를 여인
달빛에 젖어 흐느끼고 있다
가슴에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어스름한 밤에 사랑한다는 말 남기고 떠나간 그 사람의 얼굴이 가슴속에서 솟아난다
문득 두려움도 그리움도 썰물처럼 사라진다
흐느낌도 서서히 사라져버린다
언젠가는 찾아올 그 사람의 품에 안겨
수천 번을 피고 져도 변치 않는 사랑 주리라 다짐하며 하얀 입술 깨문다
그녀는 가슴이 벅차오른다
조수미가 부르는 노래 '달꽃'선율
끝없이 그녀의 귓전에 맴돈다
숲 속 밤에만 피는 흰 달꽃 한 송이
처연하게 가는 목 쳐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