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시편
그간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나 봐
장성호
서초 고속도로변 오솔길
수염 덥수룩하고 눈 뀅한 그 사람
오늘따라 길이 낯설다
숲 속에 모로 누운 여자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그는 잠긴 목소리로 말 건넨다
참 오랫만이야
그간 잘 지냈어
그녀는 말없이 바라만 본다
그녀와의 지난 추억이 꺼져가는 촛불처럼 아른거린다
부드러운 손길로 그에게 베푼 환대
벅찬 가슴으로 함께 지낸 시간
그는 어쩔 줄 모르는 목소리로
말 건넨다
몇 달 전부터 살 맞댄 사람과 전철역 지하에서 지내고 있어
그간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나 봐
그간 참 고마웠어
숲길에는 조지 베이커 세렉션이 부르는 노래
'I've been away too long'
구슬프게 울려 퍼진다
저기 멀어져 가는 그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나무 벤치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