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시편
사랑한다는 말
장성호
서초 고속도로변 오솔길
은은한 달빛 아래
바람과 풀과 새들과 함께
밤을 지새운 그 사람
새벽 안개 속에 잠들어 있다
지나가는 누구 하나
말 한 마디 눈길 한 번
주는 이 없다
평생 숲 속에서 살며 느꼈던
외롭고 슬픈 경험
가슴 속에서 온전히 나누고
싶어하듯이
온몸에 눈물이 배어 있다
저기 그 자리에
말없이 서 있는 굴참나무 곁에
한 이방인이 가까이 다가가
그윽한 눈길로
따스한 입김을 불어주며
온몸으로 감싸준다
이은미가 부르는 노래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그녀의 혀 끝에서 끝없이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