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이직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 사실 처음부터 일본으로 올 생각은 없었습니다.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외국에서 일해보기여서 그냥 어디든 받아주는 곳만 있으면 갈 생각이었는데, 거기가 일본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일본어는 할 줄 모르고 영어 실력도 부족하고, 특별한 기술도 없는데 일본에서 제 버킷리스트를 하나 이루었다니 그저 하늘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내는 한국에 정리할 것들이 많아 저 혼자 일본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 도착해서 지금 사는 집을 구하기 전까지 살았던 동네는 '니시오지마'라는 곳입니다.
(니시오지마 역 입구)
이 동네에 6명이 함께 사는 작은 게스트하우스가 있는데 이곳에서 처음 일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주일 정도 출퇴근하면서 문득 후회와 서러움이 밀려 왔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방음이 잘 안 돼서 항상 조용히 지내야 했고, 화장실도 하나라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해야 했거든요. 그리고 회사에서는 자신감이 떨어져 업무를 제대로 처리해 낼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해외 취업을 해 보기 위해 꾸준히 영어 공부를 했지만 역시 원활하게 소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거든요. 사실 스카이프로 면접 볼 때도 잘 못 알아듣고 몇 번씩 쏘리하면서 간신히 대답했는데 운 좋게 합격한 것 같습니다ㅎㅎ 영어권에서 태어나신 2세 분들이나 유학파 출신으로 영어와 한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하시는 분들 보면 정말 부럽더라구요^^
주말마다 옥상에서 동네 풍경을 보며 딱 1년만 버텨보자고 다짐했었네요. 생각해 보면 그냥 회사 생활하는 건데 괜히 스스로 뭔가 엄청난 일을 하는 것처럼 부풀려 생각하며 드라마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너무 진지하게 오버한 것 같기도 하네요ㅋ
(옥상 풍경)
옥상에서 셀프 드라마 한 편 찍고 나서 맛있는 거 먹으로 마트에 갔었네요ㅎㅎ
(자주 가던 마트)
지난 주말에는 일본 생활 1년 기념으로 아내와 함께 제가 살았던 니시오지마를 다시 찾아왔습니다. 아내는 제가 집을 얻은 후에 와서 이 동네에 직접 온 건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이 동네 와서 고생한 얘기를 실컷 했는데 대충 듣더니 맛있는 거 먹었던 마트나 가보자고 하더라구요ㅋ 그래서 간만에 마트 가서 이것저것 먹고 왔습니다.
푸트코트에서 우동 미니세트를 먹고
치즈 감자 소세지+계란 스시를 먹었습니다.
지금은 집에서 나름 잘 해 먹어서 그런지 예전처럼 엄청 맛있지는 않더라구요^^ 당시에는 너무 맛있어서 거의 매일 먹으러 왔었거든요. 이제는 배가 불렀나 봅니다ㅎㅎ
그리고 드럭스토어에서 수분마스크 하나 샀습니다.
1년 전에는 정신없이 살아서 그런지 건조한 것도 잘 모르고 살았는데 지금은 건조해서 목과 코가 답답하더라구요. 수분마스크 끼고 있으니 답답한 게 좀 덜했습니다. 비행기에서도 많이 사용한다고 하니 해외 출장 많이 가시는 분들한테는 유용한 아이템인 것 같네요.
얼마나 더 여기서 생활할지는 모르겠지만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법 잘 지키며 소박하게 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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