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번역의 기록과 생각

pediatrics(71)
Published in
#kr
Words
414
Reading
2 min
Listen
Play
8y

지난 독서모임의 책은 인도계 미국작가인 줌파 라히리의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였습니다. 영어로 훌륭한 책을 쓰지만 모국어인 벵갈어에 확실한 경계선을 느끼고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이탈리아어를 배우면서 이로 글을 쓰려는 노력과 생각을 적은 글이지요. 이 글에 번역에 대한 한 구절이 있습니다. 번역을 한 번 해본다면 어떤 글을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겠지요.

번역은 어떤 것을 읽는 가장 심오하고 친밀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p.99

모임원 중에 한 분이 줌파 라히리처럼 우리도 한글이 아닌 언어로 글을 번역해서 써보자고 해서 저도 제가 좋아하는 글의 구절을 한 번 번역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번역해 보고 싶었던 글은 올리버 색스의 『고맙습니다』의 일부분입니다. 이 책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남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나도 조금쯤은 돌려주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다. 세상과의 교제를 즐겼다. 특히 작가들과 독자들과의 특별한 교제를 즐겼다. 무엇보다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 p. 29


아름다움 구절이지요? 부족하지만 영어로 한번 글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I would not pretend to be afraid about my death. However, the strong feeling now I have is a gratitude. I’ve loved someone, also I’ve been loved. I was given by others, also I gave something to others. I’ve read, traveled, thought, wrote, enjoyed relationship in the world, especially writers and readers. Above all, I lived as knowledged being, thinking animal. That is a truly tremendous privilege and adventure by itself.


올리버 색스는 이 글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했습니다. 이 글의 원문(My Own Life)에서 제가 번역해본 부분을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I cannot pretend I am without fear. But my predominant feeling is one of gratitude. I have loved and been loved; I have been given much and I have given something in return; I have read and traveled and thought and written. I have had an intercourse with the world, the special intercourse of writers and readers.
Above all, I have been a sentient being, a thinking animal, on this beautiful planet, and that in itself has been an enormous privilege and adventure.


제 글과 원문을 비교해보니 너무나도 초라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 쉬운 단어로 간단하지만 아름다운 표현을 한다는 느낌. 번역된 한글과는 또다른 느낌이 있네요.

반대로 영어 원서를 읽으면서 한글로 나름대로 번역해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 공부도 할 수 있고 말이죠😉 여러분들도 원문을 알고 있는 글이 있다면 한번쯤 번역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글을 다시한번 살펴보게 되고 곰곰이 쳐다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실 것입니다!

짧은 번역의 기록과 생각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