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직장에서 가상화폐 투자로 세시간만에 원금의 8%를 번 사람을 봤다. 부럽기도 하고, 난 왜 저런 원금을 마련하지 못했나, 있어도 왜 덤비질 못했나 하는 허무함에 마음 한켠이 조금은 쓰렸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계속해서 거품이 발생하다가는 엄청난 인플레가 발생하여 손대지 않은 사람들이 피를 보는 구조가 되는게 아닐까 싶다가도 내가 겨우 푼돈이나마 마련해서 들어갔다가 그대로 홀라당 말아먹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 얘기로 다른 사람들과 한창 얘기하다 문득, 나도 사실은 가상화폐와 관련된 뭔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바로 스팀잇.
사실 스팀잇을 처음 시작한 계기는 참 순진하고도 탐욕스러웠다. 어찌 보면 서로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 순진과 탐욕.
여기저기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이 읽어주길, 읽으면서 내 생각을 받아들이고 반응해주길 내심 바라왔던 차에, 그런 쓸데없는 짓으로 작게나마 돈(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까지 받는 스팀잇은 꽤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탐욕스러운 시작을 말한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또 순진했다. 그냥 돈이 들어올 리가 없지. 스팀을 현금으로 사서 충전해놓은 사람의 업보팅을 받아야 돈이라 할만한 것이 벌린다. 일종의 마중물같은 존재다. 이게 내가 이해한 스팀잇의 생태다.
쓰고 보니 난 "글로 돈을 벌고싶다"는 생각만큼 스팀잇에 글을 쓰지는 않은 것 같다. 또한 글을 읽지도 않은 것 같고. 솔직히 몇 분 팔로해놓긴 했는데 정작 읽을 틈도 잘 나지 않고, 그러다보니 가끔 올드스톤님 글 정도만 읽고 보팅을 한다. 지금 내 포스트들의 상태는 그 업보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스팀잇에 대한 첫인상은 "글로 돈벌기"였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현 인상? 스팀잇에 있는 사람들은 가상화폐 투기 광풍에서 한발짝 떨어져서 관망하면서 차분히 준비를 해나가는 사람들이라는 것. 셀프보팅에 관한 포스트를 읽어보니 스스로의 글에 보팅했던 기억들이 좀 부끄럽기도 하고(그래봐야 영향도는 아마 0이겠지만) 여기 있는 분들은 한탕쳐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차근차근 자주적으로 새 체제에 대한 적응 방안을 마련해나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꾸준히 여기에 글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아직 트위터의 이슈들이 더 재밌고 짤막짤막한 생각들은 트위터에 쓰는 게 더 편하다. 하지만 조금은 긴 글을 140자짜리 트윗에 담기엔 부족해서 몇번이고 쓰레드를 이어가며 쓰다보면 스팀잇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다음 휴일에는 게임이나 트윗보다는 내 다른 블로그들에 흩어져있는 예전 글들을 리비전해서 여기에 올리는 작업을 좀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