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우울했다.
머릿속에 쓰레기통 쏟아 놓은 것처럼 어수선하고 지저분하고 멍해져 나락까지 또 갔더랬다.
바닥을 북북 기다 구석퉁이에서 너무 쪼그매서 놓쳐버렸던 지켜줌과 만났다.
입이 삐죽거리고 얼굴이 실룩이면서 자꾸만 눈물이 났다.
숨죽여 우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마주하고 한참을 들여다봤다.
늘 혼자여서 외롭고 무리 가운데서도 이방인인 채로 겉돌며 어느 곳에도 머물지 못하고 앉지 못하는 아이.
측은한 모습 주변에 서성이는 무리가 있어 살피니 지켜줌 들이다.
문득 내게 상담을 받던 이들이 떠오르며 난 그들에게 무슨 거짓말을 했던가를 생각해 본다.
선택의 길에서 헤매는 이들에게 무얼 선택하던 하얀 거짓말을 해줬다.
참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게 했는데 도의적이던 선의적이던 거짓말을 하는 나를 만났다.
지쳐서 흐느적거리는 나조차도 어쩌지 못하면서 내게 다가오는 이들에겐 늘 웃어야 했고 문제를 해결해줘야만 했다.
나는 무엇이어야만 하고 무엇이라는 강박관념에 짓눌려 숨조차 쉬지 못하면서 입가에 미소를 물고 울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안다.
다가올 누군가를 위해 앓고 있는 몸살이라는걸, 내가 앓아내지 않으면 그를 받아 낼 수 없다는 걸, 며칠을 그렇게 선 몸살을 앓았다.
이러다 누군가를 만나면 미친 듯이 희망을 토해낼 거다.
이렇듯 다시 일어서고 스러지고를 거듭하면서도 살아낼 수 있는 건 생각하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해도 나를 지켜주는 지킴이가 있어서다.
살아가는 동안 몇 번을 반복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또 일어서서 마주할 것이고 정리될 거다.
무엇으로 산다는 건 그렇게 버겁고 두렵기만 한 일은 아니다.
앓고 나 정신이 차려지면 나는 또 무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