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불량중년 웹개발자 @OPRTH입니다.
오늘은 제 직업 얘기 + 그간 살아온 얘기를 좀 끄적여볼까 합니다.
뭐... 봐주시는 분은 많지 않을것 같지만요.
어느새 인생의 중간에 위치한 나이가 되었고 약간은 지난 날들을 정리해볼 때가 되었다 생각이 들어서요 ^^
스팀잇에 올라오는 많고 많은 블록체인의 해시함수 속에 제 이야기를 새겨놓는 것도 나쁘진 않을거라 생각 드네요 ㅎㅎ
-개발자와는 거리가 멀었던 시절
글 제목처럼 저는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교육대학원에 진학해서 국어교육을 전공했습니다.
컴퓨터와 대화를 해야하는 직업인 개발자와는 일절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전공이었네요.
대부분의 국문학도들이 장래 고민을 많이 하다가 선택하는 진로중의 하나가
바로 2급 정교사자격을 획득하고 어떻게 사립학교에라도 기간제교사로 일하는 시나리오인데,
저도 정말이지 아무 생각없이 그런 길을 택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당시 정말로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은 기타리스트였습니다.
네..... 뭔가 서로 연관없어보이는 것들이 마구 튀어나오기 시작하죠....
밴드를 하면서 곡을 쓰고 음반을 만들었다 쫄딱 망하고 나서는 그냥 취미로 남겨두어야 했던
그야말로 나만의 꿈.
무튼 제 20대는 어설픈 학업과 어설픈 뮤지션 라이프로 점철되어있었네요.
그러다보니 어느덧 황금같은 20대는 가버리고.....
이젠 현실을 직시해야할 때가 오더군요. 그렇게 맞이한 30대는
서서히 사회에 나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고 하나둘씩 결혼을 하는 친구들을 보며
무척이나 좌절감과 자괴감에 시달려야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뭐라도 해야했던 백수시절
그렇게 대학원을 마치고 1년 반 정도 백수생활을 하며 부모님과 살다가, 독립한 형과 살다가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고 기웃거리며 살던 시절...
정말로 이게 마지막이다, 이거 아니면 난 할거 없다, 이것도 안되면 청산가리 먹고 죽어버려야지 생각하며
JAVA웹개발자 학원과정에 입문하게 되었죠.
날짜도 안잊어먹습니다. 9월 27일. 왜냐구요?
학원 수업을 시작하기 바로 전날에 만나고 있던 여자친구한테 차였거든요.
평소 백수생활을 벗어나도록 계속 응원하고 독려해주던 여자친구였지만 제가 선택한 마지막 진로만큼은
못마땅해했고 이걸 준비하는 과정에서 크게 싸우다가 결국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헤어지는 수순을 밟게 되더군요.
지금은 시집가서 애낳고 잘 살고 있겠는데... 그래도 그 힘들었던 백수시절 옆을 지켜줘서 정말 고마운 존재였네요. ^^
지금 한번만이라도 다시 본다면 그땐 정말 고마웠다고 진심담아 감사의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다시 제 얘기로 돌아와서, 그 상태로 수업을 시작하니 뭔들 귀에 들어올까요?
전혀 접해보지 않았던 분야의 용어와 개념들이 주입되면서 전날밤의 이벤트(?)로 인한 멘붕상태에서 ㅎㅎㅎ
그렇게 일주일을 아무 생각없이 정말이지 두개골이 우동사리인 상태로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강의 진도는 따라가지 못했고 멀뚱멀뚱 PC앞에 앉아있다가 번뜩 정신이 들더군요.
'어라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나 이거 못하면 죽겠다고 하지 않았나?'
......죽기 싫었습니다.
그제서야 책을 펴고 몇십번씩 읽어가며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또 다시 읽어보고 실습을 해보고
자바의 기본 연산자에서부터, 객체지향설계, 다형성 개념 등등... 책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 결과..... 여전히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어라 해보자.
저는 원래 태생이 게으른 베짱이입니다. 개미와 베짱이 우화에 나오는 그 베짱이요.
근성도 별로 없고 금방 싫증 내고 오로지 열심히 하는건 기타치는 것 밖에 없는 전형적인 베짱이였습니다.
그런데 그때만큼은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왠지 이것마저 못하면 저는 정말 그때 스스로 완전히 무너져버릴 것 같았거든요.
앞으로 그 어떤걸 해도 해내지 못할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무슨 외계의 언어가 쓰여진 것 같은 책과의 씨름을 계속하고 있던 몇주가 흐르고
드디어 실습 프로젝트를 들어가게 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게시판 하나 만드는 프로젝트였지만 ㅎㅎ
저는 여전히 동기교육생들과 비교해서 한참 떨어지는 존재였지만 그래도 뭔가 도움될것이 없나 살펴보다가
프론트엔드 개발에 역할을 담당하고 HTML, CSS, JAVASCRIPT만 줄창 코딩했었습니다.
하지만 자바 프로그래밍은 여전히...
-어쨌든 교육은 이수.
그렇게 실습 프로젝트가 끝나고 학원의 커리큘럼에 따라
동기들은 면접을 보고 모두 회사에 신입 개발자로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저는 어쨌냐구요? 고향에 내려갔습니다 ^^
아무데도 불러주는 데가 없더라구요. ㅠㅠ
교육기관측에서도 나이도 많지, 능력은 떨어지는 저를 어디다 소개해주기도 참 힘들었을 겁니다.
그렇게 또 저는 한달간의 백수생활에 다시 돌입합니다.
여기저기 다시 이력서를 넣어보고.... 그래도 이젠 면접은 보게 해주더군요.
그러다 결국 고향의 한 소규모 벤처기업에 결국은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개발자로서의 첫걸음은 내디뎠죠. 하지만.....
이 이후엔 더욱 어처구니없는 시련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엄청난 시련이 아니라 어처구니 없는 시련. ㅋㅋㅋㅋㅋ
작정하고 쓰는 글이라 역시나 길어지는군요. 나름 축약을 좀 한건데...
역시 사연없는 무덤은 없는거라니까요? ㅋㅋ
그 어처구니 없는 시련은 다음에 또 써보도록 할게요 ㅎㅎ
긴인생역정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