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의 추천 도서를 사고자 퇴근 후 서점으로 향하는데 띠리링~ 오빠에 전화가 왔다.
"어디신가?"
"꼬맹이 책을 사러 서점 가는 길이예요."
"데릴러 갈까?"
"어디예요?"
"집 근처인데, 집에서 차키 가지고 데릴러 갈께."
"집에 들어가면 못 나올텐데.. 그냥 혼자 사서 갈께요."
"데릴러 가면 좋치 않나? 책도 무겁고.."
"좋긴 하죠. 뭐.."
"이따 전화할께."
오빤 서점 앞으로 날 데릴러 왔고, 책도 나도 챙겨서 집으로 왔다.
집에 와보니 내가 좋아하는 양과자(? 올드한 표현)도 사왔다.
이게 왠 떡이지?
내가 꼬맹이를 챙기는 사이 오빠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꼬맹이와 잠자리 준비도 했다. 나는 꼬맹이 준비물을 챙기고 일기 싸인하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마무리되고 나니 오빠는 영화를 틀었다. 같이 보자는 거니까 그냥 같이 봤다.
오빠는 양과자 맛있지! 내가 데리러 가니까 좋치! 하며 으근 생색을 냈다.
흠..평소 기꺼이 부탁하지 않고 챙기던 내 일상인데 오빠가 생색을 내니 묘하게 얇미웠다. 내 마음속에 난 늘 일하면서도 꼬맹이를 챙기고 있고 그걸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오빤 요만큼에 생색이네..
정말 얄미운 마음에 "스윽.. 스윽.. 이를 간다."
아침 샤워를 마친 오빠가 출근 준비를 하고 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욕실을 본다. 타월을 하나 꺼내 들고 벽면의 물기를 닦아낸다.
"오빠, 난 겨울내내 샤워 후 욕실 벽에 물기를 닦았어요.
그래도 오빤 한번을 안 닦아주네."
"난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건 욕실이 늘 뽀송하니까, 안 닦으면 곰팡이가 피었을꺼예요."
"아니야."
"어째뜬 난 오빠한테 부탁한 적이 없잖아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거예요."
"뭐?"
"오빠 방식을 존중하니까, 오빠도 나의 방식을 존중해줘요."
"아이고~ 하루를 못 가는 구먼.."
"쌓아둔 것이 많으니 오빠 계속 잘해줘요."
"아이고~ 나 간다."
"헛..그냥 가면 어떻해요~~"
밥 잘 먹고 잘 자고 아침부터 난 왜 이러는 건지...
간밤에 오빠가 틀어준 공포 영화때문에 잠을 설쳐서인지..
내가 생각해도 아침부터 엄하게 속을 긁네~
출근길에 내가 과했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난 사과 안해! 난 사과 안해!
오빠도 바쁜 일정도 조금 나아지고 해서 챙겨주는 것일텐데 그간 내 안에 꽁하게 삐져있는 것들이 많았는지 오빠가 챙겨주니 "날 달래주나? 하며 속의 서운함을 표출하나?"
얄밉고 서운해서 이를 갈았지만 결국 난 또 내가 과한가?하며 무장해제한다. 이를 갈아서 뾰족해 졋으니 밥 먹을때 좋겠지 하며 물긴 누굴 물어..헤헤
꼬맹이의 물고기 그림을 보고 꼭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가 위아래로 뾰족한데 부정교합으로 물어도 뭐..신통치도 않고 물리지도 않겠다.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