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빠져나와 종종거리며 걷다가 구수한 냄새에 두리번거다 옥수수를 보곤 1초도 생각 않하고 2개를 샀다.
커피 한잔 곁들여 아침으로 먹어야지,
아빤 병원밥을 드셨을테니 간식으로 토마토 과일쥬스와 치즈케잌을 사서 가자.
병원도 분주한 아침이라 오가는 사람도 많고
모닝 커피를 찾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가게 밖까지 줄을 선다.
직원들, 환자들, 보호자들, 방문자들...들들들..
휠체어에 앉아 링겔을 꽂은 백발 할머니,
돋보기를 끼고 카드 한장 들고 엄한 곳에서 주문하는 할머니, 유니폼을 입고 연신 시계를 보며 초조해하는 의사 언니,,, 정말 커피가 뭐 길래~
돋보기를 낀 어색한 할머니를 불러 줄을 세워주는 링겔 할머니는 사람들 눈치를 보며 자기 뒤에 있으라고 한다.
참 귀엽다.
돋보기 할머니 차례가 되자 꼭 쥐고 있던 카드를 쑥 내밀며 커피 하나요 한다. 점원은 할머니 무슨 커피요? 하며 우유 든거요? 아님 달달한 커피요? 하자 링겔 할머니가 가던 길을 돌아와 메뉴를 알려준다.
아무것도 안넣은 아메리카노 / 우유 넣은거 밀크커피 / 설탕들은거 그거..하는 찰라에 돋보기 할머니는 답한다. 그냥 커피!
돋보기 할머니는 그냥 커피... 시커먼 그냥 커피 취향이다.
대수롭지 않은 장면인데 왜 이렇게 재미있고 새로운지 모르겠다. 회사 주변 카페테리아에서 직장인들의 장사진만 봐서 그런지 오늘 두 할머니들의 커피 주문 풍경은 생경하고 유쾌하다. 나도 오늘은 색다르게 아이스커피를 주문했다.
아빠와 나의 간식을 들고 병실에 와보니 아침 식사 후 포만감에 아빤 곤히 주무신다. 살짝 흔들어 인사를 하고 쥬스를 권했지만 마다하시고 등를 긁으란다. 허허....벅벅 긁고 스킨도 발라 일어난 살들도 진정시키니 다시 누우시네...허허~
아빠가 누워 쉬시니 이젠 내 휴식이다.
평소 같으면 업무로 분주해서 정신없는 커피를 마셨겠지만 오늘은 찔끔찔끔 읽던 책을 꺼내 찬찬히 보며 여유있는 커피를 마신다.
오늘은 색다른 날, 색다른 커피, 심난한 곳에서 편안한 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