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는 벌써 9살이 되었다.
매일 아침 간혹은 저녁때도 얼굴을 보지만 매일매일 시간이 갈수록 나를 홀린다. 어쩜 이럴 수 있는지..
출근 준비를 하고있으면 내 방 침대에 몸을 날려 잠을 이어가고 있는 꼬맹이가 포착된다. 그 순간 난 쪼르르 달려가 꼬맹이의 볼과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잘 잤어?"라고 물으며 볼을 부빈다. 아이는 눈도 감은채 잘 잤노라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린다. 난 그새도 포착하여 꼬맹이의 어깨에 내 머리를 댄다.
참 행복하다.
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꼬맹이 옆에 붙어 있다가 시엄니의 "꼬맹아~"하고 부르는 우렁찬 목소리에 나와 꼬맹이는 벌떡 일어나 각자 해야 할 행동을 한다. 울 시엄니가 부르지 않으면 우리 둘은 매일 지각을 할꺼다. ㅎㅎ
여전히 난 꾸물꾸물 출근 준비를 하면서 식사하는 꼬맹이를 재미난 눈으로 바라본다. 식탁을 지나 커피 머신에 캡슐을 골라 넣고는 '디잉~~ 디잉~~' 커피가 내려지는 순간에도 꼬맹이를 계속 응시하며 별로 중요치도 않은 얘기들을 이어간다.
말 장난을 주고 받고 낄낄거리고 음식을 흘리며 얘기를 하고 있으면 시엄니는 이마에 인내의 '삼지창'을 움찔하면서 한마디 내 뱉으신다. "너때문에 아침에 더 늦어, 더 힘들어. 어떻게 넌 애랑 똑같냐? 꼬맹아 너 밥 빨리 먹어. 늦어!" 이 말의 시작과 함께 나는 식탁에서 엉덩이를 번쩍 떼어 내 방으로 휘리릭 들어온다. 이때 중요한 건 시엄니에게 웃는 얼굴 발사!! 베시시~
커피를 홀짝이며 드레스룸에 와서 마지막 단장을 하고 있으면 식탁에서 "잘 먹었습니다." 하는 소리와 함께 후다닥 내 앞을 지나 화장실로 들어가는 꼬맹이를 본다. 꼬맹이와는 변기에 앉아서도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이때도 너무 길게하면 시엄니 순찰에 딱 걸리니까 짧게 하고 난 가야한다. 우린 변기 앞에서 많은 얘기를 한다. 급기야 꼬맹이와 주절주절 이야기 세계일주를 하다가 핀잔을 맞고 출근을 할때도 많다. 하하~
생각해보니 꼬맹이가 있기 전에도 난 오빠가 화장실에 있을때에 뭔가 자꾸 대답을 요하는 질문을 던지곤 했는데 그런 나를 보고 오빠는 '변타이'라고 말했다. 물론 울 꼬맹이와는 상관없이 대화를 잘 하곤 하지만 가끔 집중해야 할때는 손을 휘이~ 저으면 '저리 가' 달라고 한다. 난 장난스럽게 '왜?왜?'라고 말하지만 붉어진 꼬맹이의 얼굴을 보고나서는 놀리는 얼굴만 남겨놓고 사라져준다.
이렇게 주책맞은 것은 하루이틀 일도 아닌 것 같다.
꼬맹이가 같이 살게된 이후로는 전에 내가 어땠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확실히 전의 나와는 달라진 것 같다. 달라진다. 꼬맹이만 보면..
엄마의 말이 떠오른다.
나도 엄마에게 이런 존재구나!
엄마는 네명이라니~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