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싸우고 공연을 봤다. 같이 있는 건 고통이고, 혼자 있는 건 고통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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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의 기분은 어떠신가요? (+보노보노 명언)

  • 작품소개

상황에 따라 감정이 변화되며 행동이 달라진다.
감정에 따라 행동이 변화되며 감정이 달라진다.
행동에 따라 상황이 변화되며 감정이 달라진다.

우린 동그란 지구 안에서 같은 인류로 지내고 있다.
허나 느끼는 감정 다른 행동, 보이는 상황까지도 다르다.
그치만 지구가 계속 돌아가는 것처럼 서로가 바껴가며 느끼고 다르게 보이고 있다.
누군가 느낀다면 그 누군가도 느낄 것이고 누군가 행동이 다르면 그 누군가도 다를 것이다.

누군가 보고 있다면 그 누군가도 보일 것이다.
오늘은 어떠한 기분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지 감정, 행동, 상황을 인지하며 지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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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전날 밤에 토요일 오전 11시 반에 종로5가역에 보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 30분 전까지 전화를 받지 않았고, 나는 화가 나 있었다.

분명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을 것이다.

그리고 전날 일이 끝나고 전화를 했는데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저녁 알바 마지막 근무였는데, 축하도 안 해주다니..
영화를 보느라 내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만나는 게 맞는가 싶어 3번의 전화를 걸었다. 모두 받지 않았다.
메세지를 읽었는데도, 답이 없다.
11시 20분쯤에야 전화가 왔다.
나는 이미 종로 5가에 도착해가고 있었다.

미안.. 늦게 일어나서 준비하느라 못받았어.. 30분쯤 늦을 거 같아.

나의 화를 풀어주려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기다리는 동안 넷플리스를 보면서, 아이쇼핑을 하면서 나의 기분을 풀었고,
남자친구와 12시쯤 만나서 광장시장 데이트를 했다.
광장시장에서 이것저것 맛있는 것도 사먹고, 구경도 하고

방산시장에서 택배 포장지와 박스들을 샀다.
그리고 옷을 사고싶다고 하여 동대문시장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꽃집에서 노란 장미를 보았다.
이따가 5시에 날 레슨해주는 선생님이 감독한 현대무용 공연을 보러가는데,
꽃다발을 사가면 좋겠다!

들고다니기 무거우니, 이따가 다시 사러 오자-

그렇게 우리는 무거운 봉지를 들고 걷고 또 걸었다.

근데 남자친구가 무슨 말을 하려더니 안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계속 말해달라고 하는데 끝까지 말을 안해주는 것이었다.

나는 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아주 사소한 오해였는데, 거기서부터 다툼이 시작됐다.
진짜 별 거 아니었는데.. 길가에 멈춰서서
소리를 지르고 눈물을 흘리고 정말 오랫동안 거기에 서 있었다.

남자친구는 나의 화를 풀어주려 안으려고 했지만
내가 싫다고 뿌리쳤다.

그 뒤로 남자친구는 나를 안아주지 않았다.
나에게 물어보는 것이었다.
손을 대도 되냐고..

왜?

안아주고 싶어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남자친구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안아줬으면 상황종료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카페에 갔고, 나는 좀처럼 기분이 돌아오지 않았다.
남자친구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서, 그저 나의 기분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를 바라기만 하는 것 같아서..라고 핑계를 대고 싶었다.
스스로 회복을 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왜 그랬는지 이유를 들어보니 남자친구도 별 잘못을 하지 않았고,
그걸 아는데도 내 감정은 그걸 납득하기 싫었나보다.

그저 나를 안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절대로 그러지 않을 것이다.

겨우겨우 5시 공연을 보러갔다.

아까 보았던 '노랑 장미'는 사지 못한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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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분 남짓의 공연은 시작되었고, 놀랍게도 공연은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나는 도입부부터 깨닫고 있었다.

나의 기분을 마음대로 표출한 것이.. 상대에게는 담배와 술보다도 해로운 것일수도 있겠다는..

그리고 공연 중간에 여자 무용수가 보노보노 인형에게 하는 말을 기억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니까 자기 감정대로만 행동하면 상대방은 곤란해하고 때로는 상처를 받기도 한다는 거에요.

자신이 최고가 아니란 걸 알았을 때 세상은 또 조금씩 변하는 거야

"어째서 즐거운 일은 끝나는 거죠?"
"즐거운 일이 끝나는 이유는 슬픈 일이나 괴로운 일을 반드시 끝내기 위해서란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누군가와 같이 있는 게 보통이니까, 혼자 있으면 쓸쓸해보이는 게 당연하댔어."
"에?누군가와 있는 게 보통이고 혼자 있는 건 보통이 아냐? 난 혼자 있는 게 보통이고 누구랑 같이 있는 게 응용인 줄 알았어."
"그럼, 같이 놀래?"

같이 있는 건 고통이고, 혼자 있는 건 고통이 아니야?

그리고 공연 마지막 부분에 라디오 DJ가 사연소개를 마치며 신청곡을 틀어준다.

정준일이 부릅니다. 《안아줘》

옆에 있던 남자친구는 나를 안아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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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난 후 객석과의 대화를 나눴다.
왜 창작자가 이러한 작품을 만들게 되었는가를 질문과 답변을 통해 알게 되었다.
여자친구도 채워줄 수 없는 고통, 지난 2년간의 감정문제 등등
그 해석을 들으니 나 또한 '해소'가 되는 느낌이었다.

공연을 보길 정말 잘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꽃을 샀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리고 오늘, 3번째 현대무용 레슨이 있는 날이었다.
1시까지 이수역에 가야하는데,
어제 잠을 제대로 못잔 탓에, 피곤하여 늦게 눈이 떠졌다.

딱 1시에 도착했는데, 안그래도 지각인데
어제 사지 못한 꽃이 생각나는 것이었다.

오늘은 일요일이고 꽃집은 문을 닫았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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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고맙게도 이렇게 연습실 바로 옆에 꽃 자판기가 있는 게 아닌가!
나는 노란 프리저브드 꽃다발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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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음 와보는 연습실이라
모르고 연습실 문을 반대편에 있는 창고 문을 열었는데..
순간 고민했다.
해리포터처럼 벽을 뚫고 들어가야 하나...
하지만 다행히 반대편에 문이 있었다.



13분 지각하고, 밥도 못먹고 왔지만,
꽃다발을 드리니 선생님이 고맙다며 좋아하셨다.

어제 공연이 더 고마웠어요..!



오늘 하필 노랑양말을 신었네..ㅋㅋ
내가 집중을 잘 못해서 쁠리에도 진도를 많이 못나갔다.
콤비도 진도는 안 나가고 몇 가지 부분을 바로 잡아주셨..(지만 나는 계속 원래 내가 하던대로 한다 ㅠ)

춤을 바로 잡아주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고..
그러면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그 춤만 추게 된다고 하셨다.
물론 자연스럽지 못한 고칠 점들이 많지만, 계속 지적을 받고 연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 알 수 있게 된다고 하셨다.

내 몸에 화가 나지만, 포기하지 말아야지!

아직 3번의 수업으로 늦었다, 포기할까 고민하기엔 너무 쓸 데 없는 걱정이다.
몇 년을 연습했는데, 선이 나아지질 않는다거나 안무를 외울 수 없다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지만,
벌써부터 지금의 상태를 재단하기엔 너무 이른 것이라고 하셨다.

주1회 레슨이지만, 이제는 주중에 혼자 배웠던 것들을 되새겨 봐야겠다.
올 해에는 기본기만 배워도 정말 승산이 있는 것이니..! 작년처럼 한 달만에 그만두는 일은 없어야겠다.
나는 계속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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