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맥주 한 캔과 함께 옛날에 보았던 《사토라레》라는 영화를 다시 한 번 열어보았다. 나이가 들고 다시 보니 그 영화 속의 의미들이 또 새롭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고자 한다.
영화 《사토라레》,
그리고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1. 영화 《사토라레》 줄거리
'사토라레'는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이 사념파를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돌연변이를 말한다. 따라서 속마음을 숨길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솔직한 존재이지만, 그 자신만 그 사실을 모른다. 주위 사람들과 정부도 사토라레가 엄청난 IQ를 지닌 국가적 자산이기에 그 사실을 숨기며 그를 보호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재미있는, 뭉클한 헤프닝들이 일어난다. 또한, 어렸을 때 일찍 부모님을 여읜 사토라레를 길러주신 할머니와의 가슴 아픈 이별, 자신을 감시하던 요원과의 사랑 등 다양한 소재로 영화를 꾸미고 있다.
영화는 웃음에서 깨달음, 그리고 슬픔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심지어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 지루해지는, 일본식 영화이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이 영화 안에는 남들과 다른 존재의 외로움과 차별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지만, 그 중 '혼네와 다테마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일본어로 혼네(本音)는 속마음을, 다테마에(建前)는 겉마음을 뜻한다. 즉,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는 (못 하는) 일본 고유의 국민성을 대표하는 단어이다. 이는 '전체를 위해 개인이 존재한다, 개인이 희생한다'는 일본적인 문화의 연장선상이며, 일본인들의 과잉친철과 노터치 개인주의도 이 혼네와 다테마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이런 '혼네'와 다른 '다테마에'를 미덕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영화 초반, 속마음을 어쩔 수 없이 표현하게되는 사토라레는 주변 사람들에게 '골칫거리'로 이미 낙인찍혀있다.
영화 중반, 사토라레에게 술김에 진실을 말하려는 주정뱅이는 정부요원들에게 진압당한다.
또 마을 주민들은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사토라레의 할머니에게 '어색한 감사'를 표현하는 장면과 동시에, 주민대표가 할머니에게 사토라레때문에 생긴 주민들의 불편들을 말하는 장면을 연이어서 보여준다. 이 때 감사함을 표했던 주민들은 뒤에서 쑥덕이며, 표정마저도 어색하기 그지없다. (할머니가 죄송함을 표현하자 또 언제그랬냐는 듯이 주민들은 할머니를 위로해준다...)
이만큼 일본은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표현한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과 불편함을 느낀다는 걸 작가는 에둘러 표현하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으로 갈수록 '어쩔 수 없이, 터무니 없이 솔직한' 사토라레에게 주변사람들은 동화되어 간다.사토라레를 관리하기위한 장치를 치우고, 정부요원들의 태도가 변하는 등 사토라레를 이상한 돌연변이가 아닌, 진정 '사람'으로서 받아들이게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를 통해 감독/작가는 혼네와 다테마에가 팽배해있는 일본 사회에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일본이 지금보다는 좀 더 속마음을 솔직히 표현하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라고, 그런 사회'도' 나쁘지 않다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생각된다.
3. 스팀잇.
그리고 혹시 스팀잇에도,
이런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가 만연해있진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