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아파트단지에 이벤트가 있었다.
지역 농업기술원의 지원사업으로
무슨 도시농부 어쩌고 하는 것인데
300만원에 해당하는 목재와 배양토, 씨앗을 제공해준다는 내용이다.
목재를 이용해서 화분을 만들고
그안에 채소를 심어 재배하는 일에 참여를 부탁한다고 방송을 한다.
흥미가 생겨 이벤트 장소에 가보니
이렇게 필요한 목재들이 준비되어 있고
몇몇의 주로 70대이상 되어보이는 아주머니들이 서성인다.
주최측에서 참석자의 동호수와 이름, 전화번호를 기록하라고 하는데
그 취지는 이렇다.
참석자의 수에 따라 만들어진 상자를 해당동에 배정한다.
그렇다고 해봐야 한개동에 참석자가 1~2명에 없는 동도 있다.
그리고,
참석한 사람들은
그냥 만들어주지. 이걸 어떻게 만들어
그리곤 만드는 일에는 관심이 없고
만들어진 상자의 배분에 신경을 쓴다.
남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열심히 상자만들기를 시작한다.
3인1조가 되었는데 나이드신 아주머니 들이니
내가 전동드릴을 잡고 조립을 시작한다.
간단한 못박기는 해봤지만
이렇게 조립을 하려니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30분정도 걸려서 완성을 하고
배정된 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같이 조립한 아주머니가 상자에 '조'를 기록한다.
관리사무소에서 나온 아저씨와 두개를 더 조립했는데
상자조립을 마치고 주위를 둘러보니
벌써 각자의 상자에 가서 배양토를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모처럼 땀을 흘리며 일을 했다.
다음날은 모종을 심는 날이라고 들었지만
정해진 시간을 지나 둘러보러 나갔다.
단지 광장의 한켠에 나무상자 열댓개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저중에 세개는 내가 조립했구나.'
그것으로 만족하고 모종들을 찬찬히 둘러보고 돌아왔다.
향후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는 신경쓰고 싶지 않다.
입주자대표가 노력해서 만들어진 좋은 취지의 행사이고
무료로 진행되었는데도
이 작은 물건들에도 욕심을 앞세우는 사람들이 많은것을 보고
조금은 실망했다.
좋은 세상이 어떤 모습이라고 말하기는 쉽지만
단지 일 자체를 위해 노력하고 만족하는 사람은 적다.
공동체라는 단어는 멋있지만,
공동체는
누군가의 노동을 나누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