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남도길 첫날 '사성암'

neojew(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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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없이 갑자기 출발한 남도여행
몇해전부터 이맘때면 남도를 찾는다.
그 전엔 안면도나 강릉, 속초 일대를 찾았던 내가
거리상 제일먼 남해안을 찾게된것은
오랫동안 발을 딛지 않았던 고향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기 때문이다.

예년같으면 숙소도 미리 예약하고 출발했을텐데
이번엔 그저

'사성암'

이라는 세글자만 기억하고 출발했다.
순천-완주 고속도로를 달려 푸르게 변해가는 하늘을 감상하며
오수휴계소에서 잠깐 머물렀다가 구례IC로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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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하나둘 보이던 진달래는 사라지고
어느순간 하늘을 뒤덮는듯한 벚꽃길과
도로를 뒤덮은 차량들

보통때라면 답답함이 앞서겠지만
사방을 둘러봐도 꽃길이니
도로정체가 오히려 고마울 지경이다.

'사성암'은 백제 성왕때 '연기조사'가 세운 것으로 알려진 암자인데
이후에

원효, 도선, 진각, 의상대사
가 머물러서 수도를 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4성암이다.

사실 나는 그런 거창한 역사보다는
섬진강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높은곳에 위치해 있다고 하니
올라가서 구례를 내려다보고 싶었을 뿐이다.

알고보니 벚꽃축제의 마지막날.
강변에 축제장이 만들어져있고
도로는 그야말로 차와 사람들로 뒤덮여있으니
주차는 길옆에 요령껏하고 암자를 향해 출발하는데
여기서 치명적인 실수를 한가지 한다.
축제장 근처에 암자까지 가는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고
길게 늘어선 사람들을 보면서
아무생각없이 지나쳤다는 것이다.

며칠전부처 허리가 조금 아팠는데
주차를 하고 암자로 올라가는 도로의 입구에서 보니
3km라고 되어있다.

음, 4~50분쯤 올라가면 되겠군..

사실 3km는 먼 거리가 아니다.
쉬엄쉬엄 걸어가면 잠깐 사이에 도착하는 거리인데
문제는 경사도

주 도로에서 암자길로 올라서는 도로입구가 상당히 가파르다 싶더니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아침도 먹지않은 '애인ㅇㅇ씨'와 나란히 걷기 시작했으니
시간이 갈수록 미안한 마음이 앞서고
허리는 아프고 숨이 가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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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대의 셔틀버스가 올라가고 내려가고
저멀리 암자가 아득하게 보인다.
가볍게 구경하고 내려와서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대체 왜 굳이 이렇게 힘든곳을 골라서 올라가 암자를 지었을까?

고승들의 명망이 갖는 의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다.
도를닦았다는 그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그렇다 치고
암자를 짓는데 동원된 사람들은 뭔가!

셔틀을 선택하지 않고 걸어올라간 내 잘못이지만,
숨을 헐떡거리며 힘들게 힘들게 올랐으니
이제 편하게 내려가야 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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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들거리는 다리로 사성암 아래 주차장에 도착하니
또 셔틀을 타려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있다.
편하게 올라왔으니
각자의 취향에 따라 사찰과 주변 경치를 구경했으리라.
주차장은 협소해서 차량10대내외가 주차할만 하다.
사찰관련 차량이나 영업용 차량을 제외하면
일반인은 주차하기 힘들테니
구례IC에서 사성암 거의 다 간곳에 있는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꼭 셔틀을 이용하길 권한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걸어올라가는것도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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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암자에 오르는길도 엇비슷하게 가파르다.
저런곳에서 수도를 하면 보통사람도 뭔가 깨달음이 있을거 같긴하다.

힘들게 또 올라가서 전망대에 가니 멀리 섬진강과 구례일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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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뒤편에 있는 바위틈새로 지나가보니
장엄한 지리산의 주봉능선이 보인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왔는데
사진의 중앙에 있는
반야봉 일대가 흰눈에 덮여있는것을 보니 가슴을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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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에 대한 견식이 부족한 나로서는
그저 약간 시큰거리는 허리를 살살 두들겨가며
여기저기서 고승들의 자취를 상상할뿐
내려가고, 다음 목적지로의 이동에 대한 생각뿐이다.
내려오는 길은 셔틀을 이용했다.

원래 아랫마을 주차장에서 셔틀을 타면
1인당 왕복3400원
가파른 길을 타고 오르내리는 과정이
마음편하지는 않다.
다리가 성하면 걸어서 오르내리는것도 좋겠다.

꼬불꼬불 가파른 길을 셔틀로 내려오니 세상편하다.
브레이크만 잘 들으면
주변을 둘러보며 10분정도에 내려오는거 같다.

도로변은 우리가 주차를 할때보다 더 많은 차량이
줄을이어 주차되어 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
도로가 정체되니 꽃구경 잘 하겠다며 천천히 출발을 한다.
황전IC로 가는길은 전부 꽃길이다.
청춘남녀부터 갓난아기까지 모두가 즐거운 모양이다.
천천히 이동을 하며 마음닿는곳이 있으면 차를세우고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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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혼잡함속의 아름다움을 맛보려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마음속으론 "이번엔 진달래다~"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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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전IC에서 여수까지는 1시간 남짓의 가까운 거리.
여수에 가면 항상 머무는 낭만포차 거리의 숙박업소에 가니
일요일이라 그런지 한가하다.
운좋게 코너방의 키를 주신다.

짐을풀고 중앙시장에 가서 생선들 구경을 하고 광어 한접시를 떠온다.
도다리 철이라고 토실토실한 도다리들이 담겨있는데
그냥 '국민회'로 불리는 광어를 선택했다.
잡어를 조금보태서 35,000원어치를 뜨니
점심도 안먹었지만 다 먹으려나 싶을정도로 양이 많다.
사실 아침먹고 그 고생을 하고 회를 떠온게 오후5시인데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먹기 시작한것은 저녁6시30분경
겨우 먹었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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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너희들 덕분에 오늘 좋은구경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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