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BN : 9791156027591
오늘은 시집을 한 권 손에 들었습니다. 그동안 시집이 여러 권 오긴 했는데 소개는 안 하고 있었거든요. 뭐랄까, 감성이 메말랐다고나할까. 로맨스 소설 쓰는 사람이 감수성이 말라버려서 소설쓰기를 멈춘 지 좀 됐으니까요. 그래도 오늘은 이상하게 이 책에 손이 갔습니다. 후회할 선택일지 후회없는 선택일지 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윤보영 시인. 2009년에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시집을 19권이나 냈습니다. 년에 두 권을 꼬박 냈군요. 와~~~ 대단합니다. 시 쓰는 기계처럼 시를 잘쓰나 봅니다. 일단 첫 시부터 보겠습니다.
커피
커피에
설탕을 넣고
프림을 넣었는데
맛이 싱겁네요
아 -
그대 생각을 빠뜨렸군요.
.
아~~ 마지막 한 줄이 이 시의 전부를 말하는군요. 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제가 감상평을 써보자면 '응?'입니다. 마지막 줄이 시선을 한참동안 머물게 하지만 '응?' 말고는 떠오르는 감상평이 없습니다. 제가 사랑이라는 걸 너무 오랫동안 안 해서일까요. 결혼생활이 오래돼서일까요. 아니면 지금 가슴 콩닥거리는 사랑을 하고있지 않아서일까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제가 시인이 못 되나봅니다. 공모전도 매번 탈락하고요. ㅎㅎㅎㅎㅎ 저야 뭐,,, 졸필이니...
그럼 또 다른 시를 보겠습니다.
텃밭
마음 한 자리에
텃밭을 일구었지요.
사람들이야
고추며 상추를 심겠지만
나는
그대를 심겠습니다.
.
이 시인의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줄에 뭔가 강한 걸 넣는군요. 이번 시도 그렇네요. 그리고 시들이 대부분 짧습니다. 짧아서 나쁘다는 게 아니라,,, 원래 짧으면서도 깊은 감동을 주는 시를 좋아하기도 해서 은근 기대를 했거든요. 또 다른 시를 보겠습니다.
풍경
처마 끝 풍경에
그대 생각 달았다가
혼났습니다.
그립다
그립다
밤새 울려서
기분 좋아 혼났습니다.
.
ㅎㅎㅎ 이런 시 좋아합니다. 풍경이 울어서 혼났다. 혼났다는 말에 계속 눈이 갑니다. 타인에게 질타를 당하는 것도 혼났다고 하지만,,, ㅇㅇ을 하느라 혼났다처럼,,, 무엇을 하느라 힘들었다고 표현할 때도 혼났다고 합니다. 기분이 좋아 혼났다는 말처럼 마음이 과해서 어쩔줄 모르는 상태도 혼났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죠. 이처럼 당장 3가지 뜻이 떠오릅니다.
풍경은 처마 끝에 달리는 종이죠. 바람이 불면 흔들리며 소리를 냅니다. 조용한 자연속,,, 바람소리만 들리는 곳에서 풍경이 내는 소리는 고요함을 깨는 맑고 아름다운 소리입니다.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마음이 정갈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요. 밤새 풍경이 울렸다니,,, 밤새 바람이 불었나 봅니다. 풍경이 울릴 때마다 그대 생각이 나서 혼났다,,, 그대 생각이 나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아마도 그대 꿈을 꾼 건 아닐까 생각이 드는군요.
모든 시를 소개할 순 없고... 시에 '그대'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아마도 연인이겠지요. 사랑하는 사람이겠지요. 보고싶은 사람이겠지요. ㅎㅎㅎ 그대라니... 그대. 저도 생각나는 그대가 있더군요. 그대. ㅎㅎㅎ 오늘은 미소를 지어보며 글을 마쳐볼까 합니다.
질문.
생각나는 그대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