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내내 너무 좋았습니다. 속이 시원했다고나 할까요. 나는 왜 멋지게 살지 못했나 후회스럽기도 했고 꿈을 이루며 사는 저자의 용기가 부럽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밥도 먹고 행복하고 싶은, 퇴사 준비생'이라고 자기소개를 합니다. 와~~~ 멋지네요. 제가 지금까지 퇴사한 이유는 이직이었고, 이직하고 얻은 건 딱히 없었습니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서 퇴사한 적이 없지요. 이젠 아들이 둘이나 돼서 하고 싶은 걸 하려고 퇴사하면 미친놈 소릴 듣는, 너무 늦은 나이입니다. 그래서 저자가 한없이 부럽기만 하더군요.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18년의 직장생활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아~~ 나의 첫 직장... 망했지. 아~~ 나의 두 번째 직장... 열받아서 퇴사했지. 아~~ 나의 세 번째 직장... 사장이 욕을 해서 퇴사했지... 저는 이직을 참 많이도 했습니다. 뭐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이직할 때마다 이유는 있었는데요, 나중에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첫 직장이야 망해서 어쩔수 없었다 치더라도, 두번째 직장에 그냥 눌러있을 걸 그랬더군요. 뭐 지난 일이니 후회해봤자. ㅎㅎㅎ
저자는 남들이 당연하듯 회사 다니듯 자신도 그렇게 다녔습니다. 그리고 왜 남들처럼 당연한 수순을 밟아 당연하게 살아야 하는지 의문을 품었고 그 의문은 퇴사 준비생으로 이어집니다. 디자이너라는 직업과 경험을 살려 열심히 퇴사 준비를 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 나는??? 저는 3D 캐드로 가전제품을 설계하는 '기구설계'라는 직업으로 18년을 살았습니다. 특수 직종이라 딱히 써먹을 덴 없습니다. 확장성이 거의 제로인 거죠. 만약 내가 퇴사 준비를 한다면,,, 제조업 대부분 망해서 회사도 몇 안 남은 곳에서 수없이 많은 프리랜서와 경쟁해야 합니다. 아쉽게도 저는 그럴 능력도 자신도 없더군요.
저자는 외국계 회사도 다니는 등 잘나가는 직장인입니다. 하지만 괜찮은 회사에 다니고는 있지만 괜찮은 삶을 살지 못한 자신을 발견합니다. 괜찮은 삶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복에 가깝다고 판한단 저자는 괜찮은 삶, 적당한 삶을 버리고 '나'에만 집중해보기로 합니다.
- 회사를 다니며 500만원을 벌고 주말 이틀의 여가시간이 있는 삶
- 하고싶은 일을 하며 200만원을 벌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삶
저자는 2번을 선택하기로 합니다.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저는 가방끈이 짧기도 하고 이직도 하도 많이 해서 그냥 중소기업에서 캐드나 만지작 거리고 있죠. 네, 저는 실패한 직장인입니다. 성격이 더러워서 이직을 많이 했기도 했지만 학력도 워낙 낮아 불이익도 많이 당했지요. 아~~ 이 책을 읽으며 이직을 하면서 퇴사 준비는 전혀 안 하고 이직했던 지난 과거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냥 홧김에 기분 더려워서 던진 사표들. 에구구. 지난 18년간 던진 사표들이 떠올랐습니다.
- 개발 엔지니어링 회사
퇴사 이유 : 폐업 - 디지털 도어록 회사
퇴사 이유 : 내가 5년차일 때 나와 나이가 같은 석사 신입사원이 입사했는데 나보다 연봉이 높아 기분 더러워서 퇴사 - 미용 의료기기 회사
퇴사 이유 : 사장이 욕을 해서 - 버스용 통합 계수기 회사
퇴사 이유 : 폐업 - 개발 엔지니어링 회사
퇴사 이유 : 폐업 - 잠깐 프리랜서
그만둔 이유 : 잔금 받기 힘들어서 - 난로 회사
퇴사 이유 : 사장이 욕을 해서 - 미용 의료기기 회사
퇴사 이유 : 주 5일 안 해서 (전직원 18명쯤 되는 회사라 주5일 의무시행이 2년이나 남아 있었음) - 개발 엔지니어링 회사 (냉장고 회사로 파견)
퇴사 이유 : 첫째가 태어날 때라 잦은 출장이 싫어서 (한 달에 반이 출장이었음) - 의료 미용기기 회사
퇴사 이유 : 사장이 욕을 해서
이런... ㅋㅋㅋㅋㅋ 18년 동안 10번이나 퇴사를 했군요. 지금이 11번째 회사입니다. 정리해놓고 보니 사장이 욕을 참 많이 했네요. 원래 사장이 되면 직원들에게 욕을 하는 건지, 아니면 제게 사장 열받게 하는 소질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ㅠㅠ
좋아하는 일을 하며 밥도 먹고 행복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자는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라고 합니다. 할까말까 하지 말고 일단 해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주위에 '나 이것 좋아한다'라고 외치고 열심히 블로그를 하라고 합니다. (물론 추천하는 블로그는 스팀잇) 저자는 스팀잇에 글을 올리고 금손닷컴도 만듭니다. 아~~ 나는 뭘 할때 가장 즐겁지? 저는 글을 쓸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글 중에서도 소설을 쓸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하지만 첫 소설은 100여권 팔린 게 전부고 4년이 되도록 두 번째 소설을 못 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소설로 먹고 살긴 거의 불가능하죠. 게다가 저는 아들도 둘이나 됩니다. 하~~~ 하지만,,, 저는 65살쯤 되면 지금의 직업을 버리고 소설만 쓰고 살겠다고 소문을 내고 다닙니다. 지금이야 돈이 필요해서 회사원으로 살아가지만, 65살이 되면 두 아들 독립시키고 시골 내려가서 아내와 소설만 쓰고 살 겁니다. 한 달 만원 벌기도 힘들겠지만,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네요. 23년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글을 마칩니다. @kyunga님 정말 너무 멋지십니다. ^^ 경아님의 삶을 응원할게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