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난을 어떻게 외면해왔는가>를 이어서 씁니다.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는 2013년 우장창창 곱창집 분쟁을 계기로 생겨난 단체입니다.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처음엔 상인의 편을 들어주던 언론이 나중엔 '을질'이라는 괴상한 단어를 사용하며 상인들을 욕했습니다. 언론만이 아니라 일베들도 앞장서기 시작했고 보수언론과 보수성향의 사람들도 '을질'이라는 단어를 입에서 뱉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생각해봅니다. '을질'이라는 게 정말 있을까?
을은 언제나 불리한 입장입니다. 불리한 입장에서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을 통째로 뺏기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임차 관련 법은 갑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일부 나라에서 인정하고 있는 권리금(영업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인이 나가라면 나가야 합니다. 주인이 나가란다고 나가야 하는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집주인이 나가라면 나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임차인의 인권은 법에서 보장받기 힘듭니다. 그런데 을질이라는 말이 과연 가능이나 한지 의심스럽습니다.
우장창창 사건을 보겠습니다. 당시 상가임대차보호법은 각 지역별로 정해놓은 환산보증금 범위 이내의 임차인에게 5년의 계약갱신을 보장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장창창의 경우 환산보증금이 정해놓은 금액을 초과해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애초에 법을 잘못 만든 겁니다. 우장창창 사건은 건물주가 연예인이기에 더 주목되었을 뿐이지, 전국적으로 이런 일은 흔하게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건물주가 바뀌면서 일방적인 계약 종료를 통보했고 우장창창은 이에 불복합니다. 이렇게 분쟁은 일어나게 되죠. 건물주 위에 조물주라고 누가 건물주를 이기겠습니까. 제가 아는 한 사람은 꿈이 건물주라고 하더군요. 건물주만 되면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부의 불평등은 부동산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건 나중에 쓰기로 하고, 암튼... 임대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데 법은 옛날에 만든 그대로입니다. 법이 시대를 못 따라가는 겁니다. 이건 잘못된 법입니다. 법이 그렇다고 법대로 하자고 하는 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법에 사람 죽여도 된다고 하면 죽일겁니까? 하늘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임대료에 따라 법도 빠르게 개정했어야 했지만 그걸 못한 국회의원들을 탓하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이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인간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멀리 볼 것도 없이 가까운 곳에도 인간답지 않게 사는 사람은 많습니다. 천벌을 받을 겁니다. 하늘은 공평합니다. 인간을 해롭게 하는 자는 천벌을 받게 하는 게 하늘입니다. 그러니 착하게 살아야 합니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은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표적인 언어가되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낙후된 곳이 활성화 되면서 기존의 저소득층이 밀려나는 것을 말합니다. 투기 지역으로 변질되면서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이죠. 대학로 가로수길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면 됩니다. 2018년 궁중족발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궁중족발이 위치한 경복궁 근처 서촌이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건물의 새로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400퍼센트 인상된 월세를 요구합니다. 엥? 4배나 되는 월세를... 이건 그냥 나가라는 거죠. 임차인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고 갈등이 극대화 되면서 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도대체 법은 누구를 위한 법이니까. 왜 가난한 자는 외면받아야 합니까. 요즘은 외면이 아니라 오히려 욕을 하는 세상입니다. 을질한다며 욕을 합니다. 아니 어떻게 을이 을질을 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저는 을질이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을은 을질이 아예 불가능하니까요.
질문.
갑질 없이 모두가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세상은 정말 불가능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