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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하모니카 불던 아이 - 이은영

naha(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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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y

그 애는 강변에 나를 앉히고
하모니카를 불곤 했다
그 애의 노래는
하나같이 슬펐다
제목도 알 수 없는 그 선율들은
그 애의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애는 항상 눈이 슬펐다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얼굴
그치만 내가 먼저 울었다
바보같이...... 바보같이......

어느날은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마지막이란 없는 거야
그리고는 하모니카를
내 손에 쥐어 주었다
그 위로 어두운 미소가
한없이 떨어져 내렸다
그 애는 말했다
네 눈은 너무 맑아서 가슴이 저려

보고 싶어서 찾아간 어느날
그 애의 집 앞에는
까만 등이 걸려 있었다
사람들의 울음 소리가
자꾸만 자꾸만 들렸다
그 애의 사진에는
검은 테가 둘러져 있었다
마지막이란 없다더니......

이제는 내가
하모니카를 분다
그때 그 애가 부르던 곡을
그 애가 잠든 언덕에서
이렇게 불고 있다
나의 소년이여
네 손은 너무 따스해서
눈물이 나와
바보같이...... 바보같이......

_ 이은영 시집 <내가 머물 작은섬은 그대입니다> 중에서

시 ; 하모니카 불던 아이 - 이은영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