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걷는 길_16

Words
403
Reading
2 min
Listen
Play
9y

Hornillos del Carmino - Castrojeriz

IMG_2420_S.jpg
내 가방 속 Staccato 엽서의 길 저 멀리에서부터 Staccato길 같은 느낌에 가슴이 꿍꿍 뛰었다.. 두근.. 두근.. 가까이 가고 있다. 엄청난 속도로 뛰는 내 가슴...그 길이다.. Staccato엽서에 있는.. 순간 울컥... 감격.. 감동의 도가니.. 이 길 앞에서 혼자 얼마나 오래 서 있었는지 모르겠다... 오월에 오면 푸르르겠지 엽서 속 사진처럼… 다음에는 오월에 와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셀 수도 없는 수많은 순례자가 지나간 길에 내 발자국을 입히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가슴 벅찬 일이다. 그 느낌은 모라 말할 수 없는 감동인데 표현력이 부족한 나는 그 감동을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엽서 속 봄의 길 그리고 지금 가을 그 길을 내가 걷는다.. 사진을 주신 분께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담아 본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이 길을 걸은 순례자들은 어떤 마음 이었을까? 내가 걷고 이 길을 수많은 다른 순례자들도 간절함을 안고 걸어가겠지? 나 역시 간절함을 담아 한발 한발 내디뎌 본다. 이 길을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IMG_2426.jpg

혼자 걷다가 중간에 Y언니, S군, C양, K군 그리고 한의쌤을 만났다. 때로는 그룹과 같이 걷는 것이 즐겁기도 하고, 때로는 불편하기도 하고..
아직 나 혼자만의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듯한....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이 조금 아쉬운 마음도 살짝 든다.

IMG_2437.jpg

오랫만에 레스토랑에서 제대로 먹어보는 식사. 몇년만에 보는 닭다리 인지…와인을 시켰는데, 병으로 와서 계산하고 가지고 나왔다. 다들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마을을 둘러 본다.

IMG_2444.jpg

IMG_2445.jpg

Castrojeriz 마을 꼭대기에 성이 있는데, 지친 몸으로 그곳 성에 또 오르겠다고 꾸역꾸역 기어 올라간다. 아.. 지름길로 가겠다고 완전 급경사 길도 아닌 길로 올라가느라 엄청 많이 무서웠다. 다 오르고 나서야 완전 좋았지만... 이곳에서 일본인 순례자 리에코를 만났다. 혼자 온 이 길에 씩씩한 그녀는 언제나 혼자이고 언제나 웃고 있다. 성 위에서는 마을이 한눈에 다 보이고 저 멀리 앞으로 갈 길도 보이고 오늘 걸어온 길도 보이고.. 역시 성은 성이구나 싶다
IMG_2457.jpg

다들 저녁 먹으러 나가고.. 난 배가 고프지 않아 알베르게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점심에 남은 와인을 마셔야 할 것 같아서 같이 마실 사람을 찾느라 두리번 거리는데… 동부 아주머니 역시 혼자 와인을 마시고 계시다. 그렇게 아주머니와 각자의 와인을 마시는데...우리나라 어르신들 특유의 사건이… 아… 기분 좋게 와인 마시다가 주변의 어떤 젊은 애들 보시고… 동부 어머니 상당히 부정적인 말씀 계속 하시고.., 순간 난 와인을 다 빨리 마셔야 자리를 떠날 수가 있을 것 같아서.. 급하게 와인을 퍼마시기 시작… 계속 되는 감당하기 힘든 생전 들어 볼 수 없었던 말씀에 너무 놀라 조금 슬퍼진 저녁… 아무것도 모르는 저 애들이 뭔 죄라고 저런 말을 들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조금 씁쓸하기도... 그렇게 슬프고도 씁쓸한 마음에 급하게 술을 마셔 난 또 갑자기 확~ 취해 버린 저녁. 혼자 취한 정신 붙잡고 침대로 기어 올라왔다. 한국은 오늘 추석인데… 이곳에서는 이렇게 하루가 가고 있다.

나를 찾아 걷는 길_16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