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걷는 길_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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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ájera to Santo Domingo de la Calz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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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ájera 알베르게 내 침대 옆에 누운 아주머니의 코 고는 소리에 밤새 자다 깨다 자다 깨다를 반복 해야 했다.
그 아주머니뿐만 아니라 많은 순례자들이 자면서 오케스트라를 연주 한다. 낮에 고단하게 걸었으니 어쩌면 너무 당연한듯하다. 100여명이 한 곳에 모인 Nájera 알베르게 한밤의 오케스트라는 유난히 더 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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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ájera에서는 어제 만난 한국인들과 같이 출발을 하였다. 와~ 동부 어머니 걸음 정말 빠르시다. 건강하시고 씩씩하시고~ 멋지시다. 그렇게 한참 가는 길에 시애틀에서 온 아가씨.. 바로 내 위 침대를 쓴 순례자가 나를 불러서 가던 길을 멈추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가방에서 막 뭔가를 꺼내어 나에게 건네어다 준다. 뜨악!!!! 20대로 보이는 어여쁜 순례자가 내게 건네준 것은 다름 아닌 속옷이었다 @@완전 창피.@@ 세상에…
속옷을 빨아 널어놓고 그걸 깜 밖 못 챙긴 거다. 순례길에는 모두가 그렇듯이 다른 여분이 없으니, 당연히 그걸 챙겨준 그녀가 너무너무 감사하고 고맙다. 그 감사함과 동시에 그걸 같이 걸어가던 K군이 보았으니…
내가 진짜 정신을 어디에다가 뺴 놓고 다니는 건지... (난 그뒤로, 겉 옷도 햇빛에 널어놓고 챙기는 걸 잊어서 옷도 잃어버리고.. 그러다가 나중에 추워서 고생 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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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창피함을 웃음으로 대신하고 다시 걷는다. Santo Domingo 가는 저 길은 너무 아름다운 길이었다. 그 아름다운 언덕을 보니 갑자기 피레네 산맥을 넘을때 부산 청년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누나 까미노에서는요. 눈앞에 보이는 산은 내가 넘어야 할 산이요, 앞에 보이는 언덕은 다 내가 넘어야 하는 언덕이에요”. 그 말 때문이었을까… 눈앞에 끝이 보이지 않게 높은 언덕이 펼쳐지자 내게 드는 생각은 저 높은 언덕 역시 내가 넘어야 하는 언덕이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렇다. 눈앞에 보이는 산과 언덕, 모든 것들은 일단 다 넘어야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언덕이라니…행복한 마음으로 한발 한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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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o Domingo de la Calzada 알베르게 계단에서 미겔을 만났다. 나를 보자마자 반가움에 계단에서 춤을 추는 미겔. 한참을 웃다가 각자 일행이 기다리고 있어서 더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헤어졌다.

미겔은 스페인과 한국 문화 체인지를 하자며 제안을 했다. 꼭 오늘이 아니어도 좋으니 같이 스페인 요리와 한국요리 (그가 원한 건 삼겹살이었다. 뭐 다른 요리도 좋다고 했으나 )를 해서 같이 먹자는 것이었다. 순례길에서 길을 걷는 순례자들이 알베르게에 와서 같이 저녁을 해 먹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같이 저녁 먹으며 까미노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기도 하고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나는 어제 만난 한국 친구들에게 미겔의 의견을 말했으나 다들 미겔의 의견을 좋아하지 않았고, 동부 아주머니는 아주머니대로 요리하셨고, 우린 우리 대로 간단히 피자로 때웠다. 물론 아주머니는 음식을 같이 나누었고, 한국남자 아이들은 또 맛있게 먹었으나 왠지 모르게 어색하고 묘한 분위기가 주의에 맴돌았다. 또 그런 어색함을 나만 느낀 건 아니었는지 자리로 돌아오는 길에 모두 불편했던 마음을 한마디씩 한다.

이곳에서 H 언니를 다시 만났다. 꺅!! 언니를 보자마자 나는 너무 반가워서 언니를 와락 안았다는. 미국식 내 인사에 약간 놀라는 듯한 언니. ^^ 내 표현이 너무 격했나?
언니와 같이 걷던 일행은 도저히 힘들어서 이 길을 못 걷겠다고 유럽여행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가버리고, 갑자기 일행을 잃은 언니는 내가 Najera에서 묵었다는 이야기를 일행으로부터 듣고, 내가 오늘은 이곳에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Ventosa에서 무리를 해서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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