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걷는 길 _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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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rcos to Logrono

(이날은 유난히 사진이 별로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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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pelune 에서도 그랬지만… 도시로 들어가는 길은 유난히 더 힘들다. Logrono 역시 쉬운 길은 아니었다.
그리고 와인 축제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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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나의 첫 직장은 로고가 파아란색 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 블루 칼라를 많이 사용했다. 지금이야 디자인을 그리 많이 하지 않지만 그 당시 디자이너인 내가 디자인 말고 또 무엇을 하겠는가. 내가 매번 사용했던 블루 칼라를 나는 “해피 블루” 라고 불렀다. 행복한 아이 웃음 같이 해맑은 색… 까미노의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다. 아름다웠던 것이 어디 하늘뿐이었겠냐만… Logrono를 가는 날은 유난히도 덥고 하늘은 유난히도 파랬다. 구름 한 점 없이 파아란 하늘.
미겔에게 난 블루 칼라 이야기를 했다.. 해피 블루라고.. 매일 매일 해피 블루 스카이 아래 걷고 있음이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힘들거나 슬플 때도 하늘을 보면 마음이 위로가되는데 이렇게 매일 매일 해피 블루 아래 그 하늘을 보면서 길을 걸으니 이 행복이 얼마나 큰지 모르겠다고…

이날 미겔은 스페인어로 노래를 불러주었다. 막내 여동생한테 불러줬다는 키즈 노래( 이건 어제도 불렀는데, 여러 번 들으니 나도 알겠더라는 결국엔 뭐 같이 부름) 그리고 미겔은 스페인어로 나는 한국어로 부르는 찬송가.

태양의 나라답게 오늘은 유난히 태양은 뜨거웠고 쉴 그늘도 없었다. 미겔의 다리는 더 아파 왔는지 절뚝거림이 아주 심해져 갔다. 가방의 물도 물론 떨어진 지 오래였다. 포도밭의 포도들은 모두 와인 축제의 와인으로 갔는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우린 그저 아픈 다리로 길을 걷고 또 걸을 뿐이었다. 잠시 쉬고 있자니 H 언니가 지나간다. 잠시 언니와도 발걸음을 맞춰 다시 또 걷는다.
그렇게 뜨거운 태양 아래 걷고 걷다가 다시 그늘이 보이자마자 완전히 지쳐 쓰러졌던 그때 그 당시 우리 위에 펼쳐진 해피 블루 스카이… 그리고 그때 우리에게 들어온 포도송이...
우린 행복한 파아란 하늘 그늘 아래에서 한송이의 포도를 서로 나누어 먹으며 다시 걸을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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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미노를 모두 다 마치고 한참이 지나서 미겔에게서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Logrono 들어가는 이날 엄청나게 덥고 힘들었던 이 날, 그늘에 앉아 먹던 포도송이 그리고 미겔의 눈에 비친 하늘은 정말 해피 블루로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는 이날을 꼭 항상 기억할 것이라고, 까미노에서 기억할 것이 어디 한두 개여야 말이지…)

힘들게 미겔과 H 언니와 로그로뇨에 도착. 와인 축제로 인해 도시는 그야말로 축제다. H 언니를 언니 일행과 함께 예약한 숙소에 데려다주고, 나는 미겔과 예약한 알베르게를 찾아서 축제로 인해 발 디딜 틈도 없는 인파를 뚫고 걷는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겁이 났다. 도로에 사람들로 꽉 꽉 찼다. Logrono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거리로 나온 모양이었다. 겨우 겨우 찾은 알베르게.. 아.. 나 혼자였으면 절대 찾을 수 없었을것 같다. 알베르게에는 미리 도착한 많은 순례자들이 짐을 풀고 있었고 나 역시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H 언니를 찾아 밖으로 나온다.

여전히 도시를 꽉꽉 메운 사람들... 길치인 내가 길을 못 찾지 어떻게 쉽게 찾겠어.. 인파에 밀려 전혀 알 수 없는 길들. 그때 내 손목을 덥석 잡는 사람. 헉!! 기절 하는 줄 알았다. 놀라 고개를 돌려 보니 젊은 남자애가 내 손목을 잡고 이끈다. 이거 모지? 그 아이는 스페인어를 마구 쏟아낸다. 그리고 그 아이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는 다른 아이가 내 앞에 서 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이미 와인에 취해 있는 듯 했고, 난 너무 놀란 상태이고, 아...손목 좀 놓고 말하란 말이야! 너무 아프단 말이지!! 난 영어로 그 애들은 스페인어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서야 풀어 놓는 내 손목…. 아...나는 놀라서 아무것도 생각 못하는 가운데... H 언니는 한국 일행이 있으니 괜찮겠지 싶고, 나는 여기 이 길에 있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어, 한참을 헤메고 헤메다 겨우 숙소로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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