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16세기 영국의 금융가 토머스 그레셤이 주장한 이론으로, 여기서 구축하다는 몰아내다는 뜻이다. 즉, 나쁜 품질의 화폐와 좋은 품질의 화폐가 동시에 존재할 때 나쁜 화폐가 좋은 화폐를 몰아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레셤이 살았던 시대에는 실제 은이나 동으로 화폐를 만들었다. 16세기 영국 왕이었던 헨리 8세는 은을 아껴 정부 재정을 늘리기 위해 순도가 떨어지는 은화를 발행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동일 가치의 순도가 높은 은화를 자신의 집에 숨기고 순도가 낮은 은화만 사용했다.
그레셤은 이런 현상을 만연시킨 사람이다. 헬리 8세를 이은 엘리자베스 1세의 재정 고문관으로 일하면서 나쁜 은화의 발행을 더욱 부추겼기 때문이다.
그레셤 법칙은 다른 분야에서도 발견된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중소기업중앙회는 매년 반대 의견을 내놓는다. '기업 경영 악화, 투자 축소 우려'가 주로 하는 말이다. 중기중앙회의 이런 자세는 중소기업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불법 다운로드가 판을 치면서 정상적 루트의 영화가 피해를 보는 것, 값싼 제품들이 양질의 제품 판매에 피해를 주는 것, 간신이 득세하면 충신이 설자리를 잃는 것, 조직에서 자질이 낮은 사람이 간부가 되면 우수 직원들이 사라지는 것 등이 모두 그레셤 법칙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