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회원 여러분 모두 안녕하신지요.
주로 지방 향토 풍속을 모티브로 글을 쓰는 스팀잇 왕초보 @munkihun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하루 종일 흐려 잘됐다 싶어 해미읍성과 정순왕후생가, 그리고 부장리고분군 등 서해안 향토역사를 탐방하고 왔는데, 돌아오는 중 날이 저물며 비가 거세게 오더군요.
지난번 글에 「역사학자도 잘 모르는 동산절의 전설」이란 제목으로 지방 향토사를 소개한데 이어, 오늘은 부장리고분군과 관련한 우리 지역의 고대 향토사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삼국지위지동이전 한전(韓傳)에는 우리나라 고대 삼한의 읍락국가들의 명칭이 열거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마한의 소국 치리국국입니다.
그 치리국국의 유력자들의 고분군이 바로 위의 부장리고분군인 것입니다.
(부장리 고분군, 가장 윗쪽 가장 돋보이는 고분이 보임)
(고즈적한 옛 치리국국의 전경 )
오늘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부장리고분군에 대한 직접적인 것은 아니고, 그 정도 규모의 무덤이라면 왠만한 힘을 가진 사람은 아니란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과연 그 무덤속 주인공은 누구인가에 대한 평범한 의문점에서 출발하되 이 지역의 풍속과 구전되는 설화를 중심으로 생각해 볼까 합니다.
시골 노인들에게도 익숙하게 오래전부터 빛과 바람, 물을 다스리고 요순시대와 같은 태평성세를 이끌었다고 하는 이 지역에 대단한 실력자의 이름으로써 “독암 일범씨”란 이름이 자주 거론된답니다.
예로부터 “독암 일범씨한테 혼난다”라고 하면 우는 아이 울음도 뚝 그치게 되는 그런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존재였고, 지금은 좀 보기 어렵지만, 약 30여년전까지만 해도 일부 마을에선 음력 9월이 되면 꼭 미역과 민어를 제례상에 올려 부장리 방향으로 일범제를 지낸 풍속이 있었으며, “하늘에서 내려와 청동거울을 허리에 차고 바다를 건너는 7척(尺)의 일범씨를 칭송”하는 칭송가가 면면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참고로 독암이란 이 지역 높게 솟은 바위언덕이 있는 등성이를 지칭하는 고유지명으로써 궁궐터가 아닌가 생각되고, 또한 일범씨는 상당히 키가 큰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그렇다면 그 구전되는 설화속의 인물이 그 무덤속 주인공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누구도 확실하게 단정할 수 없고, 어떠한 학문적 연구도 이루어진 것이 없지만, 다음과 같은 합리적인 추론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후한서 동이열전에는 “致利鞠(치이국) 象王山(상왕산) 日凡(일범)”이 기록되어 있고 그와 그의 휘하 옹근씨 위세를 기술하고 있는데,
고분군 인근 가야산 줄기 상왕산이 존재하고, 지역에서 구전되는 칭송가에 나오는 청동거울은 고분에서 출토된 청동검, 청동투구 등 후기 청동기와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지는 점,고분군의 발견 그 이전 일범제 제례를 고분군 방향으로 올리는 견고한 풍속이 오래전부터 내려왔다는 점 등에서 설화속의 주인공이 바로 무덤 속의 주인공이 아닌가 강하게 추정이 되는 것입니다.
제례상에 미역과 민어를 올리는 독특한 점에서 비추어 그는 해상을 배경으로 한 실력자로 추정되고,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내용을 생각하면 어느 시점에 혜성같이 등장을 한 인물이 아닌가 추정되며, 그렇다면 그는 외지에서 넘어온 해상세력을 배경으로 한 유이민으로서 이곳에 정착하여 이 지역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였던 것이고, 빛과 바람과 물은 농사와 관련된 것으로써 이를 다스렸다는 것은 그의 지배력으로 농경의 번영을 이끌어 피지배층의 민생고를 해결함으로써 피지배층으로부터 절대적인 추앙을 받게 된 인물임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말은 참으로 대단한 힘을 가진 것 같습니다. 말의 힘만으로 구전되어 1천년, 2천년 동안 전해져 오고, 그 말로 인해 역사를 고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민간에 전해져 오는 풍속과 구전설화의 가치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이며, 이것이 향토 역사의 비밀을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봅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또다른 주제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