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처럼] 사람보다 조바심 내며 사는 갈매기 / 비어 있어 여유로운 FIN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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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 2018-05-09 오후 7.36.59.png

갈매기가 도처에 날아다닌다.

그러고 보니 익숙한 비둘기가 보이질 않는다.
갈매기와 비둘기, 그 두 종족은 개미와 바퀴벌레처럼 공존하기 힘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본디 비둘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당당히 차지한 갈매기를 구경하며, 생애 처음으로 갈 곳을 잃은 비둘기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실없이 궁금해지 기도 한다.

항구에 접한 야외 마켓에서 인간들이 섭취하는 어류를 납치하는 용맹하고 성격 급한 갈매기는 그 그림상으로 매우 다이나믹하고 재미있으며 어울리는 광경이다. 캄피광장의 벤치에 앉아있던 커플이 실수로 엎지른 팝콘 반통을 5초만에 흔적도 없이 청소하는 모습은 꽤나 낯설 뿐더러 장관이기까지 하다. 갈매기는 새우깡 뿐 아니라 팝콘도 상당히 좋아하는 눈치다. 공원의 잔디밭, 가로등, 건물의 테라스... 비둘기가 있을 법한 곳은 어김없이 갈매기가 장악하고 있다.

대체로 갈매기가 비둘기보다 흰색을 띄므로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는 색감의 구성에 있어서는 보다 훌륭하다고 하겠으나
그 크기가 비둘기의 2~3 배는 되는 탓에 머리 위로 날아오를 때마다 히치콕의 <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말인즉슨 약간의 공포심이 생긴다는 것이다.
비둘기의 경우처럼 ‘이’를 머리 위로 뿌릴지도 모른다거나 하는 류의 공포가 아니라
정말로 공격당할지도 모르겠다는 느낌 말이다.
으악! 내 머리는 생선도 팝콘도 아니다! 해야할 것 같은....

이 곳은 사람들보다 갈매기들이 훨씬 조바심 내며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어쨌거나 헬싱키의 파란 하늘, 흰 구름과 금발의 인간들과 흰 갈매기는 제법 아름다운 조합이긴 하다.
갑자기 우리 동네 ‘갈매기 조나단(고깃집입니다)’ 도 떠오르고.


FINLAND

비어 있어 여유로운

북유럽처럼


본 포스팅은 2013년 출판된 북유럽처럼(절판)의 작가 중 한 명이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