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길엔 왜 항상 비가 찾아올까?
여행은 예상했던 좋은 일보다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여행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여행에 다가갈수록 나는 비를 몰고 다닌다.
거짓말처럼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에 비가 오거나,
여행 중 한 번이라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어색하기까지 할 정도.
날씨 때문에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건 부지기수였다.
뿐만 아니라 여행은 언제나 변수로 가득했다..
일정은 최대한 완벽하게.
날씨는 화창하게.
맛있는 것만 먹고.
매 시간 일분일초가 즐거운 여행.
돌이켜보면,
그런 여행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한 번은 홍콩 여행에서 야경으로 유명한 빅토리아 피크를 찾아 가는데, 그날이 마침 1년 중에 한번 있는 피크트램 공사 날이랑 맞물려버리는 바람에 버스를 타야만 했다. 다낭 여행에선 비행기가 2시간 이상 출발이 지연되었다. 이에 항의하는 여행자도 많았지만 한 두 차례도 아니고, 이것도 익숙해지니 아무렇지 않게 기다리곤 했다.
완벽한 일정에 끝내주는 날씨. 진정한 휴양을 즐긴 푸켓 여행은 마지막 날이 반전이었다. 공항으로 가기 위해 사전에 예약했던 버스가 오지 않아 비행기를 놓칠 뻔했던 아찔한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런저런 위기의 순간을 겪다 보니,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예측할 수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냥
모든 걸 침착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차피 되돌릴 수 없다면 불운도 즐기자!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기 위해 떠났다면,
원치 않았던 경험도 나에겐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지 않을까?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마인드로 여행에 접근하니,
불운의 상처도 쉽게 회복되었고,
여행을 뜻깊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여행 후에 남는 것은
예상했던 좋은 일보다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다.
이제는 비가 내리면,
바쁜 일정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음에 잠시 마음을 내려놓는다.
조용한 카페의 창가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차 한잔을 홀짝 거리는 건 또 다른 행복으로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