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만나서 여행사에 다닌다고 인사를 하면
열에 아홉까진 아니지만 여섯일곱 정도는
여행을 싸게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부럽다고 말한다.
그럴 때마다
“저렴하게 갈 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알아보고 가는 경우가 많아요”
라고 일부 부정을 하곤 했다.
그런 상황에서 하지 못했던 말을 이번 계기로 한번 써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정확하게 대답한다면 70프로는 맞고, 30프로는 틀리다.
70프로가 맞는 이유는
다른 이들이 싸게 갈 것 같다고 말하는 생각의 이유와 일치할 것이다. 바로 여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복지나 혜택이 있기 때문인데, 물론 이건 여행사마다 제공하는 방식이 다르다. 어떤 곳은 일부 할인폭을 적용하기도 하고, 포인트 제도를 활용하기도 한다. 그나마 내부에서 공유하는 직원특가와 같은 개념의 상품들이 유용한데 대부분은 패키지 상품에 제한적이다. 소규모 여행사 같은 경우에는 혜택이 없는 곳도 존재한다. 그렇게 때문에 사실 복지나 혜택은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여행을 저렴하게 가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럼 복지보다 여행을 저렴하게 갈 수 있는 포인트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여행업계에서 흘러나오는 정보의 노출이다. 개개인의 관심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업계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를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쉽게 그리고 빨리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제 막 피어오른 여행지가 한 곳이 있다.
그곳은 항공운항이 경유 편이라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몇 달 뒤에 직항 항공기가 운항을 시작한다는 정보를 얻게 된다. 보통은 첫 취항을 하면 일부 기간은 예약하는 모든 이에게 할인을 적용한다. 여기까진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정보다. 그런데 만약 생각보다 반응이 좋지 않아 좌석점유율이 현저히 떨어져 버리면 항공사 측에서는 티켓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데, 이런 흐름을 여행사 직원들은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기에 좀 더 기다렸다가 저렴하게 갈 수도 있는 것이다.
해외호텔의 경우에는 반짝 프로모션을 적용해서 2박 투숙 + 1박 무료 라던지, 오픈 특가, 전일 무료 호텔식 등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경우는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검색광고를 한다거나 홍보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에 여행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정보를 먼저 접할 확률도 큰 편이다.
한마디로 시장의 흐름에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얻는다는 것과 동일하다. 여행지의 성수기와 비수기의 가격이 차이가 나고, 주중과 주말의 가격 차이, 공휴일과 평일의 가격 차이에 대한 정보인식이 남들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 여행을 계획하기에 자신의 기준에서 여행을 최대한 저렴하게 갈 수 있는 확률이 발생한다.
지금까지로 봐서는 80프로 이상은 싸게 간다는 걸로 인식할 것 같은데 의외의 30프로가 나온 건, 놓칠 수 없는 기회인 걸 알면서도 활용할 수 없는 안타까운 환경에 있다.
쉽게 표현하자면
“방콕 왕복 항공권이 10만원??”
“에이.. 알고 보니 월요일 출발이잖아..”
이와 같은 경우다.
항공권이 10만원이라도 월요일 출발이라면 일반적인 직장인인 경우에는 적어도 연차를 4일은 써야 한다. 과연 누가 가려고 하겠는가? 정신없이 일하고 꼭 필요할 때 써야 할 연차를 주말을 포함하지 않고 여행을 간다는 건 아무리 저렴한 가격이래도 연차와 바꿀 순 없을 것이다. 이럴 땐 잠시 일을 하지 않고 있다거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여행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특가상품이 아닌, 직접 발품을 팔아서 자신에게 최적화된 여행을 만들어나가곤 한다. 우리가 휴대폰, 카메라와 같은 제품을 구입할 때를 생각해보자. 같은 기종이라는 조건 하에 가장 저렴한 곳에서 구입하면 대부분은 만족하게 된다. 하지만 패키지여행상품은 같은 바르셀로나 상품이라도 상품 안에 포함되어 있는 항공과 숙소, 식사, 옵션투어, 쇼핑 유무 등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직접 다녀오지 않고서야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여행의 만족도를 쉽게 판단하기가 힘들다. 저렴한 게 비지떡이란 의미가 아니라 저렴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만족도의 변수가 많다는 뜻이다.
이와 더불어, 갈수록 자유여행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개인이 선호하는 여행 성향을 맞추려는 것도 분명 한몫한다. 그럼 특가상품 중에 호텔과 항공만 포함된 에어텔(Airtel) 상품을 이용하면 되지 않냐고 하겠지만, 아쉽게도 에어텔 상품은 특가로는 극히 드문 편이다.
여행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 글을 수긍할 수도 있고, 분명 일부는 부정할 수도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저마다 다른 정보의 습득력과 노출된 환경, 시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유, 여행의 취향과 노력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세상에 여행을 비싸게 주고 가고 싶은 사람은 없다.
나도 마찬가지.
하지만 무조건 저렴하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고, 여행사 사람들이 저렴하게 간다고 해서 부러워할 것도 없다. 모든 여행자들은 최우선으로 먼저 자신의 여행 성향에 기준으로 두고, 저렴한 가격의 적정선을 맞추고 이를 계획한다면 누구나 만족스러운 여행을 만들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여행의 만족도는 저렴한 가격이 아니다.
[여행이 직업이 되면]
#1. 나의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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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관광 학도가 되기로 결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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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처음 한국을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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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학생활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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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안녕하세요. 신입사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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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행사직원은 여행을 싸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