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담는 그릇에 따라 변하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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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인은 흙, 불, 공기, 물이 세상을 구성하는 네 가지 기본 물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8세기 시대에 이르러서야 불이 연소라는 일종의 분자 활동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인류는 2천 년 간 불을 물질로 봐야 된다는 신념하에 엉뚱한 이론을 만들어냈습니다.

아직도 불은 우리 언어에서 동사가 아닌 명사로 남아 있습니다.

가상화폐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투기세력들에 의해 가상화폐의 의미가 투자 자산으로 보는 상품성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라는 개념을 이해할 만큼 사회적 분위기가 성숙하지 못하고 개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섣불리 규정하지 말고, 가상화폐의 법적 성격 규정에 따르는 논란을 살펴보고, 어떤 대처를 해야 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하나로 단정 짓기에는 어려운 가상화폐는 가치 교환의 수단으로 봤을 때는 화폐로, 법정화폐로 구매를 하는 재화는 상품으로, 혹은 일정한 이익이나 서비스를 담보하는 증권으로 해석이 되기도 합니다.

문언 그대로 화폐라고 이해한다면 아주 고도의 금융 규제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가 널리 유통이 되면 국책은행 등의 법정화폐 발행권이 침해가 되기 때문에 가상화폐 발행부터 규제가 될 수 있습니다.

거래소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금융기관에 적용되는 고도의 보안 조치가 요구될 것이고, 해외 전송 등에 제한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세금 부과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를 상품으로 취급하는 경우에는 세금은 부과되지만, 법정화폐에 따른 금융 규제는 적용되지 않을 것입니다.

또 금융 상품이나 증권으로 보는 경우에는 자본시장법 상 다른 투자 자산이 받는 것과 같은 규제를 받게 될 것입니다.

가상화폐의 성격을 규명하는 일은 가상화폐에 대한 규율 방법, 과세여부뿐 아니라 가상화폐 산업의 활성화, 기존 금융권과 이해관계 등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법무부에서 거래소 폐쇄 발언 후 시세 폭락을 하고, 미국에서도 가상화폐 거래시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에 같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가상화폐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 당장 가상화폐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필요한지는 의문입니다.

우리는 기념주화를 상품으로 구매하고, 투자 대상으로 여겨 환차익을 얻기도 합니다.

상품을 물물교환 거래로 사용하고 순금의 경우 가치 저장이나 가치 척도의 수단으로 쓰기도 합니다.

가상화폐는 그 성격이 절대적이나 보편적으로 규정되는 물리적 대상과는 거리가 멉니다.

사회적 합의와 어떤 성격에 중점을 두고 형성이 되었는지를 통해 상대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는 사회적 대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에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보는 판결을 내기도 했지만, 미국의 대다수 주에서는 가상화폐를 상품으로 보고 과세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가상화폐를 재화로 보는 기존의 태도를 바꿔 화폐로 보기로 했습니다.

유럽의 경우에는 증권, 독일의 경우에는 금융 상품의 일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각국에서는 가상화폐를 보는 입장에 따라서 규제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상품과 비슷하지만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주는 특수한 것, 유사 화폐에 해당하나 세금 부과의 대상이 되는 것 등으로 가상화폐를 특정한 개념에 국한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서 가상화폐의 성질 자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어느 하나의 카테고리에 규정하려다가 우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가상화폐에 대한 세금 부과 논란이 발생하면서 가상화폐의 성격을 빠르게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규제는 현실적인 필요와 각 기관의 입장에 따라서 적용해 나가는 것이 옳습니다.

화폐인지, 재화인지에 대한 논란에만 집중하는 것은 불을 원소로 규정한 2천 년 전의 플라톤과 같이 엉뚱한 규제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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