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당’이란, 글자의 의미대로 라면 ‘알 수 없는 집’이 됩니다. 한마디로 ‘수상한 집’이라는 뜻이지요.
어떤 이들은 집주인의 이름이 '모리거사(某里居士:어떤 마을에 사는 사람)’라서 그런 간판이 붙여진 것이라 짐작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저의 무식함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살아 갈수록 배움이 짧아서인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지고, 그래서 세상과 소통을 하려면 공부라도 더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이 부지당은 봄이 되면 뒷산 죽로(竹露) 차밭에서 잎을 따서 차(茶) 만드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차를 마시는 판이 주로 벌어지는 곳이랍니다.
한마디로 마음에 드는 친구라도 만나면 이야기꽃을 피우며 차를 마시고 노는 사랑방입니다.
요즘 일대일로(一帶一路)란 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 때문이지요. 중국을 향후 세계 중심국가로 만들어 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인 것 같은데, 살펴보면 정말 스케일이 대단합니다.
기원전 2070년 고대 황허 문명을 열었던 역사도시 시안(西安)에서 출발하여,
란주, 우루무치를 지나 히말리아를 넘어가 카자흐스탄 알마티, 우주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 터키 이스탄불까지 교역했던 바로 실크로드를 새롭게 연결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독일 뒤트스브르크와 네델란드 노테르담까지 올라가 터닝포인트로 삼고, 다시 이탈리아 베니스로 내려와서 지중해를 거쳐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여 아프리카 나이로비까지 점령한 다음,
인도 대륙의 골카타에 들렸다가 말레지아를 거처 중국 으로 다시 돌아와 하이난도와 광저우를 거처 치엔저우(泉州)까지 연결해 보겠다는 것이지요.
동서 육상과 해상을 연결하여 대 실크로드를 만들어 내겠다는 발상인데, 실로 중국인 다운 스케일 아닙니까?
그렇다면 북방 대륙을 휘젓고 중원(中原)까지 말발굽으로 유린했던 기마민족인 우리 고려인도 기죽을 수 없지 않겠어요? 하여 부지당(不知堂) 당주인 이 모리거사(某里居士)는 다음과 같이 통크게 새해 한국인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 주고 싶습니다.
‘한국인들이여, 이제 일차일로(一茶一路)의 시대를 열어보자-!!’
이것이 시진핑의 말을 흉내 낸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용이 전혀 다릅니다.
사람들은 차(茶)를 기호 식품의 하나로만 간주합니다. 하지만 차는 그리 단순한 존재가 아닙니다.
茶라는 낱말 자체도 한국인들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한민족 최초 나라인 고조선 시대 부터 시작된 낱말로 보고 있으니까요.
하늘에서 내려온 백성으로 자처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조상인 하늘에 제사를 지내왔고, 그 제사 형식을 茶禮라 일컬으면서 만들어진 문자가 茶였습니다. 따라서 중국이나 일본처럼 차나무 잎으로 만들어진 기호 식품으로 한정하고 있는 차와 한국인의 차가 어찌 질적으로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차례(茶禮)에서 알려주는 茶의 긍극적 목표는 소통에 있답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가 함께 대화의 장을 마련하여 세대간의 이해를 증진하고 갈등을 해소 방편으로 만들어진 차 형식, 이것이 바로 차례였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차례 문화를 지구촌 사람들에게 보급하는 일은 오늘날 불통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인류에게 희망의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오늘날 세계는 민족간 전쟁을 벌리고, 종교적 갈등으로 신음하고 있으며, 지금도 제국주의 횡포 때문에 심각한 식량 부족의 사태를 격는 나라도 많습니다.
나는 이같은 모든 문제들이 차례문화의 복원을 통해서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 길은 한반도의 분단 상황도 극복시킬 것이고, 따라서 70년가 지속된 민족의 고통도 해결할 것으로 봅니다.
'一茶一路'의 정신으로 돌아가자.
부지당의 이같은 목표는 우리 민족 뿐만이 아니라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茶禮문화속에 담긴 소통의 정신을 구현하는 영감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제부터 나는 여러분에게 차(茶)의 힘과 가치(價値)를 전하는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이것은 차를 제대로 마시는 방법과 좋은 차를 고르는 방법 속에도 담겨 있습니다. 이같은 차의 세계를 안내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지구촌 식구로 살아 가도록 해 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지당에서 전하는 모리거사의 차 이야기는 좀 색다른 내용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