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둑세계화 미국편입니다.
바둑이 미국으로 보급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서였습니다.
두 명의 유명한 체스 선수 덕분에 보급이 잘된 것이지요.
역사적으로 위대한 체스 챔피언을 꼽는다면 개리 카스파로프(1963- )와
바비 피셔(1943-2008) 에마누엘 라스커(Emanuel Lasker; 1868-1941)를 꼽는다고 합니다.
(마.. 맞을 걸요? 체스는 조금 약해서..)
카스파로프는 이전에 따로 포스팅한 게 있네요
(기계에게 패한 최초의 인간 신 카스파로프 -https://steemit.com/kr/@mooyeobpark/6zhmt4)
오늘은 에마누엘 라스커(Emanuel Lasker; 1868-1941)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독일의 베를린 쉔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수학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 11세 때 형 베르톨트가 의학공부를 하고 있던 독일의 수도 베를린으로 유학을 가게 됩니다.
그의 형은 라스커에게 체스를 가르쳐 베를린 체스 카페에 내기 체스를 시키게 되지요
이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라스커를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게 되는데
마침 전학 간 학교의 교장이자 수학교사였던 사람이 지역 체스 클럽 회장이자 체스광이었기에 그는 수학과 체스를 배우면서 체스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체스와 학업을 같이 하는 라스커는 21세 1889년 베를린에서 열린 체스대회에 참가하여 우승하고 독일체스협회로부터 마스터 타이틀을 획득합니다.
1891년부터 1892년까지 영구에 머물며 각종 체스대회를 우승하며 명성을 쌓고 이후 1893년 미국에 수학강사로 취직하여 체스 활동을 계속하게 됩니다.
같은 해 뉴욕 국제대회에서 13전 전승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우승한 라스커는 다음 해 당시 세계 챔피언 빌헬름 슈타이니츠에게 도전하여 제2대 세계챔피언으로 등극하게 됩니다.
27년동안 챔피언자리를 지켜내었다고 하니 대단한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에드워드 라스커(Edward Lasker·1885∼1981)에 대해도 잠깐 알아볼까요?
에드워드 라스커는 에마누엘 라스커의 먼 친척으로 1885년 독일 브레슬라우에서 태어났고 제1차 세계대전중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살게 됩니다.
체스 외에도 발명에도 소질이 있어서 미숙아를 위한 인공호흡기를 발명하여 부유하게 살게 되지요.
1923년 전미챔피언십 결승에서 프랭크 마셜에게 아슬아슬하게 지고 다음 해 뉴욕에서 치른 국제대회에서도 당시 챔피언이자 친척인 에마누엘 라스커와 함께 초청을 받기도 합니다.
라스커는 챔피언을 넘보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20여 년간 세계랭킹 10위권을 유지한 대단한 선수임에는 틀림없지요.
체스 이야기는 제 전공분야가 아니어서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기로 하고..
에드워드 라스커는 체스도 잘 두었지만 독특하게도 바둑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가 대학생이던 1905년에 대학도서관에 오스카코 쉘트(Oskar Korschelt)가 적었던
바둑에 대한 내용을 읽게 되었는데
‘바둑 : 체스에 필적하는 경기’라는 제목에 자극을 받은 것 같습니다.
도대체 체스에 필적할만한 게임이 실제로 있다는 소리인가?
라는 생각에 그 내용을 정독하게 되었고 바둑 규칙이 간단하지만 매우 깊고 풍부한 전략이 필요한 게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죠
그와 같이 하는 체스 지인 중 한 명에게 바둑을 소개하고 바둑을 두며 입문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일본인이 보던 일본 신문에서 바둑기보가 실린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관심을 갖던 차에 일본인은 그 신문을 두고 가고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던 라스커는 바둑에 대한 약간의 지식과 수학적 추리력을 동원해서 한자의 숫자를 해독한 다음 기보 검토를 시작합니다.
기보는 150 여수에서 끝났는데 당시에 흑승 혹은 다음에 추가적인 대국이 있을 거라 추측하였고 나중에 일본인을 만나게 되어 기보에 결과를 물었더니 백의 불계승..
체스인의 자존심이었을까요? 기보를 조금 더 분석해보기로 하고 파기를 몇 주..
라스커는 22수를 더 두면 백이 흑의 대마를 잡을 수 있게 되어 이긴 것이라고 말합니다.
22수의 수 읽기를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이 한다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예를 들면, 오목을 4수까지 둔 이후 26번째 수까지 미리 읽어내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22수 앞을 내다보고 불계(항복)를 선언하는 대국내용에 놀란 라스커와 그 친구는 바둑판을 그리고 두 종류의 동전을 사용하여 바둑을 두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미국에서 생활하던 세계 체스 챔피언 에마누엘 라스커가 1970년에 독일에 돌아와서 살게 됩니다. (라스커가 둘이니 여기부터는 에마누엘과 에드워드로 나뉘어 소개하도록 할게요)
“에마누엘 체스 이외에도 굉장히 심오한 경기가 있으니 한번 해보지 않겠어?”
그의 물음에 에마누엘이 호기심이 동하였다.
“그래 바둑이라 이거지? 한판 두어보자”
“하지만 바둑을 두기 전에는 규칙 말고도 간단한 사전 지식이 필..”
챔피언의 자존심이었을까 에마누엘은 에드워드의 말을 듣지 않았다.
“괜찮아 그냥 두어보자”
수시간이 지나고 바둑은 미리 연구를 해두었던 에드워드의 승이였다.
“에드워드 이 게임 재미있는데? 일본에서 왔다는 거지? 일본 유학생 중에서 바둑 두는 사람을 찾아보고 일주일에 한 번씩 바둑을 가르쳐달라고 해서 배워보자”
갖은 수소문 끝에 일본인 학생을 찾아 그에게 4점을 두고 바둑을 배우기 시작하여 2년 만에 그를 따라잡아 이기게 됩니다.
그 무렵 또 다른 일이 발생한다. 일본인 수학교수가 베를린에 우연히 들리게 된 것이다.
라스커를 가르치는 일본인 바둑선생이 이를 전달하게 된다.
“라스커, 일본인 수학교수가 베를린에 잠깐 들리는데 프로 초단이야 지도 기를 두어준다고 하는군”
“오... 굉장히 좋은 기회군 프로 수준은 몇 점을 깔고 두면 될까?”
“음.. 당연히 9점을 놓아야지?”
“말도 안 돼 내가 바둑을 얼마나 많이 공부했는데? 9점을 접고 이 길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나 세계 체스 챔피언이야!”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야”
시간이 지나 지도 기를 둘 기회가 생기고 라스커들은 프로기사에게 부탁한다.
“저희가 상의를 하면서 두어보아도 되겠습니까?”
음.. 소설 쓰듯 대화체를 인용해서 적어보자한 시도는 여기까지만 해보겠습니다.
너무 어렵네요.. 흠흠..
결과는 예상하시다시피 참패입니다.
바둑실력이 낮으면 아무리 수를 눈여겨봐도 프로 입장에서 몇 초면 다 눈에 빤히 보이거든요
나름 체스 세계챔피언, 10위권인 그들의 참패는 정신적으로 꽤나 충격받을만한 일이었지요
그리고 그 둘은 새로운 이론?을 세웁니다.
바둑은 수학적 머리가 있어야 하는데 일본에 이름 있는 수학자 한 명 없으니, 우리가 일본에 가서 바둑을 몇 달 배우면 프로기사 정도는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였지요. 에드워드는 1911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전기회사에 취직하였는데 지부가 동경에 있어 동경에 파견시켜주기를 간절히 청원하지만 전기회사에서는 영어가 안된다는 이유로 파견을 거부합니다.
에드워드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1912년에 런던으로 파견을 받아서 근무하면서 영어를 습득합니다. 이제 일본으로 떠날 때가 된 것 가요?
안타깝게 1914년 일차 대전이 시작되었고 8월에 영국과 독일에 적대국이 되어서 독일인 에드워드는 민간인 포로가 됩니다.
운 좋게 영국에 고위관리가 체스 팬이어서 에드워드를 잘 아는 그가 포로수용소 대신에 미국으로 보내줍니다.
일본에 파견을 하지는 못했지만 영국에서 배운 영어를 통해 미국에서 생활하는데 필수적인 요소가 되지요.
그리고 1925년에 뉴욕에서 어울리던 바둑 친구들과 미국 바둑클럽을 만들고 1934년에는 “바둑과 오목:동양의 반상 경기”라는 책을 출판하며 미국바둑협회까지 창설합니다.
이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유럽 바둑보급에 선구자였던 독일인들이 미국으로 많이 이민 오면서 미국 바둑의 활력을 불어넣게 됩니다.
체스 챔피언 에마누엘 라스커 또한 바둑에 계속 관심을 가졌고, 그가 쓴 체스 책중 하나에도 바둑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라스커 형제들은 친인척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그 둘은 노년이 되어서야 가계도를 보고 먼 친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체스와 바둑이라는 공통의 취미로 17년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가까이 지낸 것이지요
이 두 명의 유명한 체스 선수들이 바둑의 관심을 가진 것이 미국 바둑보급에 시작입니다.
그 둘이 만약 일본으로 유학까지 가서 바둑을 두었다면 어땠을지..
참.. 전쟁이란 것은 많은 것을 바꾸게 하는군요.
오늘은 에드워드 라스커가 이야기하는 바둑의 한 구절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복잡한 체스의 규칙은 인간에 의해서만 발명될 수 있겠지만, 바둑의 규칙은 매우 간명하고 유기적이고 엄격하게 논리적이므로 외계에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살고 있다면 어디서나 바둑을 발명하여 즐기고 있을 것이다.
연휴기간 편하게 쉬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