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억도 희미한 아주 예전. 그 당시의 나를
울먹이게 했던 시. 선선해진 새벽에 갑자기
센치해져서 찾아보았습니다.
생각해보면 대학생때는 가방에 전공서적은 없이
시집 한권씩만 넣어서 다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고 현실에 치이다보니 조용히
시를 읽어볼 마음의 여유도 없이 살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조병화 시인의 시를 참 좋아했습니다.
이 몸살이라는 시는 제가 많이 어렸던 그때..감정이
이입되서 정말 울컥해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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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틀 내내 끙끙 앓았다
사랑의 열병으로 지새웠던 날들처럼
혼미한 정신의 끝을 붙잡고
어느 새벽에 깨어 아주 맑아진 눈동지로
창문을 열었다
분명 어제와 같았을 날들인데
분명 그제와 같았을 날들인데
세상은 잘 닦아 놓은 유리병처럼 맑았다
그대여 내가 그대를 사랑했던 시간들은
어쩌면 몸살을 앓았던 지난 이틀처럼
아주 짧은 것은 아니었는지
세월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만 아파야 한다
내일과 모레 내가 만나야 할 사람들과의
사랑을 위해
고통을 위해
이제 흥건히 땀에 젖은 속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그대여 내가 그대를 그리워했던 시간들은
끙끙 앓으며 헛소리로
그대의 이름을 부르던 아주 짧았던 고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