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천개의 얼굴을 가진 대마왕 /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누나는 척척박사 /
화학 치료는 자객으로, 방사선 치료는 마귀로 / 수술은 흡혈귀가 되어요 /
아빠는 응원대장 / 엄마는 위로의 아가씨 / 동생은 재미있는 장난꾸러기 /
선생님과 친구들, 교회 아줌마 아저씨들은 응원단 / 나는 슈퍼 마리오 /
척척박사, 응원대장, 위로의 아가씨, 장난꾸러기, 응원단의 사랑을 모아 커다란 사랑과 꿈을 만들지요 /
이상은 주대관이라는 대만의 아홉 살 짜리 어린이가 쓴 시입니다. 대관이는 지금 우리 곁에 없습니다. 만 아홉 살 만에 소아암으로 짧은 생을 마쳤습니다. 대관이가 암과 싸우면서 쓴 42편의 시들을 모아 <내게는 아직 한 쪽 다리가 있다> 라는 시집이 대만에서 출판되자 순식간에 수 많은 대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어서 한국으로 일본으로 대관이의 이야기는 전세계 사람들에게로 퍼져나갔습니다.
대관이는 한쪽 다리를 잘라야 할 때도
라면서 주위 사람들을 오히려 위로까지 해 주었습니다.
암 악마는 인류의 적 / 내 오른쪽 다리를 점령했어요 /
화학 치료 공격도 소용없고 / 방사선 치료 공격도 꼼짝 못해요 /
이제는 의사 선생님 차례 / 적이 위로 올라오고 있어요 /
적이 진지를 이동하려고 해요 / 엄청난 숫자로 늘어나서 말도 못하게 아파요 /
이제는 엄마 아빠 차례 / 의사 선생님은 과학에 나를 맡기고 /나는 하나님께 내 삶을 맡겨요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이 오히려 슬퍼하는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소망과 용기를 남겨준 대관이의 짧지만 아름다운 삶을 통해 다시한번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겨 봅니다. (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