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오는 것이 주저되고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내일에 대한 소망이나 기대가 없을 때 특히 그렇습니다. 불확실한 내일을 기대하는 것보다 비록 지나간 날이지만 행복했던 어제를 꿈꾸면서 시간이 정지했으면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구태여 기다리지 않아도 내일은 어김없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일이라는 시간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입니다.
내일이 궁금하지 않다는 것은 오늘이 소중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내일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어제가 더 그립고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미래를 기다리기 보다 과거로 돌아가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나 비록 내일이 고통스러울지라도 우리가 내일을 기다려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오늘이 마지막인 사람들에게 내일은 그들이 갈망하는 최고로 소중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여 알려주는 기상 캐스터가 있었습니다. 그는 모든 일에 불평거리가 많았습니다. 그에게 내일은 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려지는 날이 아니라 직업상 필요한 그렇고 그런 날이 되어버렸습니다. 반복적인 일상에 짜증만 났습니다. 그러던 중에 어느 마을로 취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예고치 않은 폭설로 인해 고립된 그는 호텔에 투숙하고 내일이면 이 작은 도시를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아침 여섯시에 눈을 떴는데 뭔가 좀 이상했습니다. 라디오의 진행자가 어제 들었던 것과 똑같은 멘트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음악도 그렇고 심지어 뉴스까지도..... 그는 바깥으로 나가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길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다 어제 보았던 사람들입니다. 옷 차림도 그들이 나누는 대화도 어제 그대로 였습니다. 오늘이 지나도 내일은 오지 않고 어제만 계속 되었습니다. 하루 이틀 한달이 지나도 여전히 똑같은 어제였습니다.
그토록 덤덤하게 맞이했던, 그래서 무가치 하게 여겼던 '내일'은 영영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내일'이 없는 이상한 나라에 갇혀버린 것입니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의 내용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내일이 오지 않는 나라에서 자기 마음대로 살아봅니다. 내일이 없기에 범죄를 해도 잡혀가지 않습니다. 음주 운전을 하고 은행을 털어도 괜찮습니다. 돈을 저축할 필요도 없고 그저 '오늘'만을 위해 살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맨날 똑같이 되풀이 되는 삶에 그는 지쳐갔습니다. 그래서 자살을 시도합니다만 다시 살아납니다. 죽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때서야 그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려 다짐합니다. 불평 대신에 감사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악기도 배웁니다. 매일 매일이 오늘이지만 그는 달라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눈을 뜬 아침, 또 다시 6시에 멈춰 있어야 할 시계 바늘이 6시 1분으로 넘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그렇게 기다렸던 '내일'이 온 것입니다. 그토록 무덤덤하게 대했던 시간들.... 특히 내일이 온다는 것이 얼마나 놀랍고 신비스런 일인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이 지나가면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내일이 온 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생각해 보는 요즘의 나날입니다. (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