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 둘째가 열감기로 앓고 있습니다. 엄마로서 마땅히 해야하는 간호 외에 또 무엇으로 아이를 편하게 해줄수 있을까 고민하다보면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말지. . . 이 생각 뿐입니다.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말지 생각하다가 느닷없이 언제까지? 하고 되받아칩니다. 둘다 저의 자아입니다만 언제까지?라는 의문에 쉽게 답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엄마의 사랑은 그저 품는 줄만 알았습니다. 특히나 「엄마 까투리」에서 배운 엄마의 사랑은 저에게 큰 귀감이 되었기 때문에 동물에게서도 배우는구나 생각하면서 겸허히 저는 그렇게 제 아이들을 품기로 했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문득 시즈카를 떠올립니다. 보낼 줄 아는 사랑의 용기에 저의 부모님을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저의 시부모님도 떠올려봅니다.
저나 저의 남편은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기 훨씬 오래전에 이미 각자의 부모님들로부터 독립하였다고 생각했는데 각자의 부모님들은 저희 아이들에게까지 큰 영향력을 뻗치고 계십니다. 당연히 내리사랑이라고 받아들이고 그렇게 저희를 놓지않는 부모님들께 감사한 마음 그지없습니다.
이미 독립했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늘이 되어주시는 부모님이 저희에겐 참 다행한데, 엄마 젖을 떼고 혼자서 풀을 뜯을 수 있게 되었다고 엄마 곁을 떠나야 하는 시즈카의 아가 뽀로는 무섭고 슬프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시즈카도 슬펐을 테지요. 하지만 뽀로는 금새 잊고 다시 활기차고 씩씩한 시즈카가 되기로 합니다.
공감합니다. 저라도 다시 제 새끼를 만나기 위해서라도 씩씩해져야겠다 마음 먹을테니까요.
느닷없이 한 아이의 일기가 생각납니다.
집에서 소를 키웠는데 그 소가 송아지를 낳았습니다. 송아지를 낳은 어미소는 팔기로 해서 차가 와서 소를 실어나르려는데 꿈쩍도 하지 않더랍니다.
인력으로 안되기에 우선 송아지를 먼저 차에 실었더니 어미소가 제 스스로 차에 올라타더랍니다.
그러자 얼른 송아지를 내려놓고 그 차는 어미소만 싣고 떠났답니다.
그 어미소의 눈에 눈물이 맺힌 것을 봤다는 아이의 이야기에 진짜 울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두고두고 마음이 찡했었습니다.
직접 보고 느낀 체험은 몸으로 기억되고 마음으로 각인되는가봅니다.
다시마 세이조도 자신의 경험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그림책으로 공유해 놨네요.
「시즈카는 봄에 우리 집에 온 염소랍니다. 이 그림책은 아기 염소 시즈카가 엄마 염소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예요. 모두 정말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었답니다. 그러니까, 이 그림책은 시즈카와 우리 가족의 그림일기라고 할 수 있지요.”_다시마 세이조
이런 말로 시작하는 《염소 시즈카》는 엄청나게 두꺼운 그림책입니다. 나호코네 집에 온하얀 염소 시즈카가 가족과 친해지고, 풀을 먹고 자라고, 말썽을 피우고, 어른이 되어 새끼를 낳고, 새끼를 떠나보내고, 다시 듬직한 시즈카로 돌아와 말썽을 피우는 이야기 일곱 편이 한 권의 책 안에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
다시마 세이조, 크리스 반 알스버그는 올해 저의 가장 큰 수확인 것 같습니다.
특히나 다시마 세이조의 작품속 그림들은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해서 책들마다 다 소장욕심이 생겼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소장가치 100프로에 두고두고 봐도 질리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