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평소에는 콧배기도 안비추는 남편이
이정도되니 내가갈께 호의를 베풀어주었으나
한사코 마다하고
자정이 넘은 이밤에 직접 현관을 나섰다
끙차끙차
사실 20리터 종량제가 가득차면
초록색 쓰레기수거함에 봉투를 들어올려 던지는것도
연약한 아낙네들에게는 꽤나 힘든 일인데
오늘 그무거운것 두봉다리를
기여코 내가 버리려 했던건
밀려있던 음식물쓰레기때문이었다
냉장고야채함에
시간을 놓친 각종 야채들
남편에게 힘내세요 녹즙을 내주려했는데
사과가 똑 떨어져 미뤄지던 친환경 유기농 케일
불고기전골하려고 호주산소고기를 찾다가없어
비싼 한우를 들었다내렸다하다
불고기전골을 포기하고 깜빡한 청경채
부추전도해먹고 부추겉절이도 해먹고
계속해먹어도 남다가 시들어진 부추
가을무는 보약이다해서 이것저것 해먹다
육수로 쓰려했던 무꽁다리
새해첫날 끓였던 냄비째 남은 떡국안에
소고기가 아까워 고기라도 나중에 건져먹으려
쉬이 버리지못하고 남겨둔 불어버린 떡국
각 저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건만..
남편에겐
아까운 야채를 게으름에 때를놓쳐
내다버리는 해픈 아내로 보일까싶어서..
나의 게으름을 눈으로 확인시켜주는 꼴일까봐
오늘 한사코 추운밤 쓰레기를 투척하러
직접나선것이다
아이를 재우고
밀린설거지를 끝내고
냉장고정리를 하다가
야심한 밤에 조용히 혼자나와
쓰레기를 버리고
차가운 밤바람 콧구멍에 쐬어주니
상쾌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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