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미스티
토끼섬에서 나와 네바 강가를 걸으며 주변에 있는 관광지를 돌았다.
가장 먼저 피터대제(표트르 1세)가 이 도시를 건설하면서 묵었던 통나무집을 구경하기로 했는데 통나무집을 보존하기 위한 철제 울타리가 있어서 제대로 볼 수 없었다.
통나무집은 표트르 1세의 키와 천정 높이가 비슷한 아주 소박한 집으로 국민들과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이렇게 작은 통나무집에서 도시 건설을 지휘했다고 한다.
밖에서 관광객들이 보고 있는 줄 알면서도 닫아버리는 러시아 꽁생원을 뒤로하고 오로라호를 보러 갔다.
우리가 갔을 땐 아마도 보수 중이었나 보다.
오로라호는 니콜라이 2세 때인 1900년에 진수(進水) 하였으며 1905년 러일전쟁 당시에는 쓰시마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대마도 앞바다까지 온 적도 있으나 전쟁에 참패한 러시아 함대이다.
패전의 아픔을 간직한 이 배는 1917년 10월 25일 레닌이 이 배에서 박격포를 쏴 시민혁명의 신호탄을 올렸으며, 1945년 이후에는 영구히 해군 박물관으로 강가에 전시하고 있다.
오로라호 건너편으로 큼지막한 삼성 간판이 보인다.
1897년부터 1900년 사이에 건조된 7000t급 순양함. 엄청난 규모여서 가까이에서는 도저히 전체를 사진 한장에 담을 수 없었다.
이어 예카테리나 여제가 세웠다는 표트르 1세 동상을 지났는데 자신이 표트르 1세의 후계자임을 입증하고자 세웠다고 한다.
예카테리나는 유럽 국가 간의 혼인 정책으로 러시아의 표트르 3세와 결혼했으나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고, 남편이 자신을 제거할 거라는 음모를 미리 알고 군사를 모아 선제공격을 펼쳐 황제를 내치고 스스로 여제가 된 여인이다.
담력이나 정치적 카리스마가 보통이 넘는 철의 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 건너 러시아 미술 아카데미 건물이~
동상을 보고 걷다가 뜬금없는 스핑크스 상을 네바 강변에서 보게 되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웬 스핑크스인가 했더니 이집트로부터 사온 것이라 한다.
몽고의 지배를 오래 받았던 러시아는 유럽이나 문명이 오래된 곳을 흠모했었는 지도 모르겠다.
이 스핑크스는 3,500년 전 이집트 왕국 파라오인 아멘호텝 3세 무덤을 지키던 스핑크스라는데, 머리는 아멘호텝 3세, 몸통은 사자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1850년에 세웠다는 2 개의 뱃머리 등대/라스트랄 등대(Rostral Columns)도 볼 수 있었다.
당시에는 이곳에 상선이 많이 드나들어 만든 것으로, 등대의 아래쪽에는 러시아의 4대 강인 볼가강, 드네프르 강, 볼호프강, 네바강을 의인화한 4개의 조각상이 있었으며, 이 등대의 꼭대기에는 불을 붙여 네바강을 밝혔다는 기름접시가 남아 있어 러시아의 기념 축일 때마다 횃불이 점화된다고 한다.
20~30m의 간격으로 2개의 등대가 있었다.
등대 아랫부분에 러시아의 4대 강을 의인화한 조각상이 있다.
등대 주변은 쉼터인 듯했는데 결혼식 후에 사진을 찍으며 뒤풀이를 하고 있는 신혼부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결혼식 후에 다들 이곳에 와서 술을 마시고 술잔을 깨뜨리는 전통 때문에 다리 난간 주변에는 술잔의 파편들이 흩뿌려져 있었고, 새신랑의 주문을 받아 축포를 쏴주는 사람이 있어서 재미있는 풍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축포를 쏘며 자신의 결혼을 온 천하에 알리는 것일까?
요트를 가진 상인이 신혼부부에게 네바강 유람할 것을 권유했지만 새신랑은 뿌리치고 커다란 롤스로이스를 타고 떠나 버렸다.
신혼부부와 친지를 태운 롤스로이스가 떠나자 우리도 그 자리를 떠났다.
- 이동하며 본 상트페테르부르크 풍경들
이삭 성당의 모습도~.
- 이 포스팅은 2007년 여름에 친구들, 남편과 함께 했던 북유럽여행을 회상하며 올리고 있습니다.
여행지 정보
●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
● Cabin Of Peter The Great, Petrovskaya embankment,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 Cruiser Aurora, Petrogradskaya embankment,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 Rostral columns, Volkhovskiy Pereulok,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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