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미스티 @mistytruth
DBS CRUISE FERRY에서 맞는 동해 일출. 멀미와는 거리가 먼 남편 사진.
10여 년 전의 나일강 크루즈를 떠올리며 동해항을 출발해서 북한 공해를 지나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는 여행을 계획한 것은 작년 3월, 하늘길이 아닌 과거 발해 민족의 뱃길을 따라 러시아 땅을 밟는 것 또한 내게는 무척 낭만적으로 여겨졌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8월 더위를 피해 서늘한 곳으로의 여행은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집에서 새벽 4시 반쯤 우리 차로 출발하여 동해항을 향해 달리고 또 달렸다.
여명이 밝아오는 감동의 순간이 지나고 오랜만에 동해바다를 만나는 기쁨도 맛보았다.
동해항 주변에서는 변변한 식당을 찾아볼 수 없어서 비록 삼각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긴 했어도 마음만은 여전히 설렜다.
집에서 새벽 4시 반 출발, 동쪽으로 동쪽으로 여명을 맞이하며~.
오랜만에 시원한 동해바다도 보고~
동해항에 있는 국제여객터미널
승선권을 받아 출국 수속을 마치고 크루즈선에 올라타 세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권을 받아들고 침실도 배정받았다.
가기 전엔 내가 잘 수 있는 침실이 그렇게 작은 줄 미처 몰랐었다.
가로와 세로가 100cm×200cm 정도 되는 닭장 같은 침실 아래층엔 내가, 위층엔 남편이 자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시설은 열악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VIP 룸이 있긴 했지만 패키지 팀의 몫은 아닌 것이었다.
스태프 포함 53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이 배는 DBS 크루즈선으로 동해(D)와 블라디보스토크(B), 그리고 일본의 사카이미나토항(S)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여객선이었다.
지하는 몇 층까지인지 잘 모르겠지만 대략 지상으로는 3층까지였고, 3층 갑판에는 평상 같은 시설이 있어 단체 여행객들이 모여 앉아 오락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규모나 시설 면에서 나일강 크루즈선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다.
왼쪽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끼리도 함께 사용해야 하는 평상형 침실,
오른쪽 2층으로 된 침실이 우리가 묵었던 침실.
평상형 침실 옆에 있는 창가에서.
멀어져가는 동해항
3층 갑판 위에서
3층에 있는 평상형 쉼터. 단체 여행객들의 오락을 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2층에 있는 카페
설레는 마음에 2층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작은 규모이긴 하나 면세점에서 일製 동전파스도 사고 배 이곳저곳을 탐색하는데 배가 심히 출렁거리는가 싶더니 급하게 멀미 기운이 느껴졌다.
이때부터의 악몽 같은 시간은 아침까지 이어졌다.
낭만적인 크루즈 여행에 대한 기대는 뱃멀미와 함께 사라졌다.
10여 년 전 나일강 크루즈를 떠올리며 예약한 이 번 여행은 그때와는 사뭇 달랐고 강이 아닌 바다여서 배의 롤링이 심했다.
내 돈 내놓고 이게 무슨 생고생인가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다.
저녁과 아침은 거르고 블라디보스토크에 거의 도착해서야 점심 한 끼를 겨우 챙겨 먹고 입국 절차를 마친 후, 24시간의 고생 끝에 드디어 블라디보스토크 땅을 밟게 되었다.
승선권과 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식사.
고추절임과 깻잎장아찌 불고기, 생선까스, 탕수육 등등 제법 맛있는 점심이었다.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입국심사 끝나고~.
24시간의 운행을 마치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DBS CRUISE FERRY.
DBS CRUISE FERRY.노선도.
동해(D)와 블라디보스토크(B), 그리고 일본의 사카이미나토항(S)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여객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