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 마땅한 사람들』 — 매력적인 여자에 무너지는 남자들

minsukang(55)
Published in
#buk
Words
286
Reading
2 min
Listen
Play
8y

1*gJqAMp_nzh7N1abeLTRjJA.png

여자는 항상 생존에 관한 한 남자보다 한수 위다. 소설의 주인공(여자)은 상황을 차분하게 이해하고, 시간을 들여 완벽한 살인을 계획하고 한치의 감정의 동요도 없이 실천한다. 잘 나가는 통속 소설답게 저자의 묘사는 끈적 끈적하며 노골적이다.

갑자기 모르는 남자와 섹스하는 상상을 하냐고요? 아뇨, 안 그래요. 여자들은 달라요. 방금 만난 남자가 나와 섹스하고 싶어 할까를 궁금해하죠.

이 책에는 죽여 마땅한 사람들(모두 남자!)이 여럿 등장하고(내가 보기에 이들은 죽어 마땅하지는 않아 보인다. 주인공한테는 죽여 마땅할 지 모르지만), 다들 죽거나 죽기 직전까지 간다. 참으로 한심하게들 세상을 뜬다. 매력적인 여자 앞에서 정신들이 몽롱해지는 남자란 동물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사람은 다섯 살 때 인격이 형성되어 고정된다고들 하지만 우리 엄마의 인격, 최소한 반평생 동안의 인격은 메인 대학교 역사학과 학과장이었던 아버지가 신입생에게 추근거린 일로 종신교수직을 박탈당한 날 형성되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남자들은 섹스 만을 밝히며 단순하고 순진하다. 작가는 아무래도 여자라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남자란 동물에 혐오가 있는 것일까? 그냥 개인적 추측일 뿐이다.

소설은 강한 흡입력으로 눈을 떼기가 어려웠으며, 재치있는 표현들도 적지않게 눈에 띈다. 성인 소설답게 현실에서 사람들이 생각만 하고, 실행하기 어려운 일들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스토리는 등장인물을 따라 번갈아 가며 일인칭 시점으로 기술되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에 휘말리는 두 주인공이 바라보는 상황이 마치 드라마의 연결처럼 극적인 장면 직전에 바뀌면서 긴장감을 고조 시킨다.

소설은 결론을 주지 않고 끝난다. 긴장은 일부만 해소되고, 여러 복선을 바탕으로 독자가 결론을 써 내려가게 만든다. 복선은 역자후기에 설명되어 있어, 나처럼 무딘 사람도 친절한 설명을 바탕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평소 알프레드 히치콕을 좋아해 그의 영화에 관한 소네트까지 쓴 작가 피터 스완슨은 히치콕 영화에서처럼 평범한 사람이 우연한 만남을 통해 갑자기 낯설고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여름밤 즐길만한 한 편의 스릴러 영화였다.

(*) 글에서 인용한 문구에 걸린 링크를 타고 전자책을 북이오에서 구매하시면, 웹과 모바일 앱에서 책을 읽고, 좋은 구절 인용을 웹주소로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 독서노트를 쓴 저자에게 판매금액의 5%가 보상으로 주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