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체로 죽는 것은 억울하다"
김중혁의 단편소설 '악기들의 도서관'은 이렇게 억울함이 가늑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그 억울함 때문에 목숨을 구했다고 믿으면서도 자신의 삶이 아무것도 아닌체라는 것을 느끼고 무위를 보내기도, 편집적인 악기 소리 녹음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의 나른한 시간 보내기는 악기들의 도서관 프로젝트를 통해서 시끄럽고 사람 붐비는 곳을 변해 갑니다.
묘사가 뛰어나 단편소설의 전범이라지만 돈이 여의치 않아 산다는 중고 바이올린 이란 묘사에서 김이 확 세고 말았습니다. (중고 바이올린의 값어치를 안다면 그렇게 표현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이야기 시작의 무거움에 비해 무의에서 편집증으로 그 것을 우연하게 사람과 나눈다는 이야기는 나로서는 솔직히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공감하기 어려움이 묘하게 더욱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건 내 주변이 정말 이런식으로 (뭔 가 만족스럽지 못하게) 흘러간다는 의미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