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쉬지 않고 태양을 한 바퀴 완주했습니다. 지구가 성실하게 완주하고 있는 동안의 저에게 주어졌던 시간을 정리합니다.
생존을 위해 배분하는 시간이 더 많이 차지해서 였는지 올해는 127편의 미디어 밖에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50편의 기사를 미디어 세계에 남기기도 했으니 나쁘지 않은 한 해였습니다. 어쩌면 내년의 그래프가 더 떨어질지 모를 일이지만 새해는 누구나 그렇듯 더 많은 걸 보고 더 많은 걸 생각해야겠습니다.
그 좋아하는 영화도 고작 79편 밖에 보지 못했지만
책은 47권을 읽었습니다. 특히 몇 년째 독파하지 못했던 토지나, 삼국지, 로마인 이야기를 끝낼 수 있어 뿌듯합니다.
비록 많은 영화를 보지는 못했어도 '컨택트'는 단연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언어가 가진 힘을 SF로 풀어 낸 이 영화는 인문학의 인터스텔라라는 평가와 같이 많은 사람들에게 올해 가장 지루하지만 가장 재미있는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영화 내 흐르는 막스 리처의 음악도 이 영화를 빛나게 합니다.
택시운전사나 아수라 같은 내 취향 영화에 마음이 흔들려도 영화 '동주'는 감성의 흔들림을 주어 좋았습니다.
만화 영화는 모두가 공감하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 가장 돋보였습니다. 신카이 마코토는 음악과 성우를 제외하고 혼자서 모두 만들었다는 '별에 목소리'에서 꾸준히 매니악한 신작을 만들어 왔는데 이 작품에서 그는 자신만의 애니메이션 연출을 완성된 듯합니다. 여주인공의 방황을 구두만 클로즈업해서 따라가는 화면은 이 작품이 단순한 만화영화가 아니구나 느끼게 합니다.
올해는 내 초라한 생각의 방향을 바꾸는 좋은 책이 많았습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넛지' 작가의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이나 영어에 대한 '플루언트', 행복 추구만이 인생의 목적일 수 있는가를 깨닫게 해준 '멋진 신세계'가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리스인 조르바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작품은 몇 권을 읽어 보았지만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그의 책들을 가로지르는 생각의 중심을 만난 듯 기쁩니다.
그럼에도 자극적인 만화책을 좋아했는데 어디선가 '멘탈이 탈탈 털리는 작품'이란 소개의 혹해서 본 '사채꾼 우시지마'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여느 일본 만화처럼 지독하게 잔인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야기 전체에 흐르는 돈을 위에 우리가 무엇을 버렸는지 설득력 있게 호소합니다.
나의 2017년이란 시간은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새해는 더 꼼꼼히 시간을 소비해야지 다짐합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