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자기야, 이거 오른다.
남자의 목소리가 떨렸다. 긴장 탓에 평소보다 높은 음이 새어나왔다. 팔지 않았더라면. 남자는 생각했지만, 매도를 눌러버린 손가락과 명령을 내린 그의 나약함과 욕심을 탓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그의 탓인 것이다. 개당 천사백만원이던 비트코인이 그의 수중을 떠난 순간 천오백만원이 되는 것을 그는 당황한 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어쩌지 자기야, 지금이라도 살까?
-그러다 더 떨어지면 어떡해. 더 떨어질 것 같다며. 좀 더 지켜보자.
-어, 자기야...천육백만원이다. 괜히 팔았다. 어떡하지.
자기야, 자기야.
남자는 목소리가 기어들어갔고,
여자는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아닌척 결연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사실 여자도 참고 있었던 모양이다. 상실은 두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었고, 뒤늦게 잃은 것을 되찾아보려 손가락을 놀려보아도 남은 것은 반토막이 나버린 비트코인 뿐이었다.
천이백만원이되었던 구백만원이 육백만원이 되는 상황 속에서 여자는 속이 상했고 남자는 상심하여 여자 곁에 누웠다.
-역시 옛 말이 그르지 않는가봐, 어르신 말 들어 손해볼 것 없다는데.
어째서 반이라도 팔아두라는 장인어른의 조언을 흘러들었을까.
-욕심 때문이지.
욕심에 물들어 물먹었던
12월의 아홉번째 날이 지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