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배불러 보이던 새댁이 어느새 아기를 안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났습니다.
어머, 언제 애기 낳았어요?
이제 100일이 다 되어 간다고 합니다.
남의 일이라 이렇게 세월이 빨리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아기엄마는 무더위에 많이 고생했겠다 싶었습니다.
아기 안고 있는 아기 엄마 옆에 진짜로 단추구멍? 이란 별명이 어울리는 가는 실눈의 아기 아빠가 아기 용품 가방을 들고 옆에 서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기 아빠와 아기의 작은 실눈이 너무 닮아서 아들이에요?
물으니 아니요, 딸입니다.
하는데 아빠랑 너무 닮았네요 하고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 나옵니다 .
아기 엄마는 동그란 쌍꺼풀 있는 큰 눈인데 어째 아기는 작은 눈의 아빠랑 닮아도 너무 닮았는지 신기했습니다.
순간 시원스런 큰 눈의 엄마를 닮았으면 좋을 걸 하는 마음이 불쑥 듭니다.
딸은 아빠 닮고 아들은 엄마 닮아야 잘 산다고 하던데 아기엄마는 좋겠어요 하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한다는 말이 위로가 되었을까요?
괜한 말을 한 듯 순간 당황스러운 속마음을 감출 수 없어 어색한 웃음이 나옵니다.
공갈 젖꼭지를 물고 있는 작은 눈의 아기는 낮선 아줌마인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봅니다.
까꿍 하며 인사를 하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집니다.
이렇게 아빠랑 똑같이 닮은 아기를 보니 세상에 다른 도둑질은 해도 씨 도둑질은 못한다는 속담이 절로 생각이 납니다.
유전자란 것이 무엇인지 새삼 놀랍습니다.
귀엽고 예쁜 아기한데 아빠 눈이랑 너무 닮은 것에 정신이 팔려 예쁘다는 말을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감사합니다.